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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차도 이겨냈습니다."
세리머니 발표회장은 16일 열린 스포츠조선 제정 제21회 코카콜라 체육대상 시상식이었다. 유연성-이용대는 지난해 부동의 세계 1위를 지키며 코리아오픈 등 각종 국제대회를 석권한 공로로 우수단체상을 받았다.
유연성-이용대는 이날 수상을 마친 뒤 객석을 향한 답례로 커플형 '윙크 세리머니'를 선보였다. 서로 한 손을 맞잡은 뒤 다른쪽 손으로 '여심 저격자세'를 취하며 윙크를 날려 큰 박수를 받았다.
'윙크 세리머니'는 2008년 베이징올림픽 때 이용대가 이효정과 함께 혼합복식 결승에서 우승한 뒤 중계 카메라를 향해 갑자기 윙크를 날리면서 큰 화제가 됐다. 그때는 이용대 혼자 얼떨결에 했는데 이번에는 단짝 선배 유연성과 호흡을 맞춰 업그레이드된 것이다.
유연성과 이용대는 시상식 전날인 15일 저녁 영국에서 귀국했다. 3월 초부터 독일오픈과 전영오픈을 연달아 출전하고 난 뒤였다. 올해 첫 국제대회 참가여서 경기에 집중하느라 세리머니를 미리 구상할 겨를이 없었다.
밤 늦게 태릉선수촌 숙소로 돌아온 유연성-이용대는 시차 적응도 덜 된 상태였지만 단잠을 잠깐 미루고 머리를 맞댔다. "내일 시상식에 참석해야 하는데 팬들에 대한 이벤트로 뭘 보여드릴까?"
일단 유연성의 과거 발언의 취지에 맞춰야 했다. 유연성은 최근 인터뷰에서 "(이)용대와 나는 코트에서 부부같은 사이"라며 찰떡호흡을 과시했다. 이날 시상식 인터뷰에서도 유연성은 "1년에 360일 정도를 용대와 같은 방을 쓰며 지낸다. 아내보다 더 많은 시간을 함께 보내는 셈"이라면서 "사실 눈빛만 봐도 통하는 정도는 아내보다 낫다"고 말했다. "아내가 우리 사이를 질투하기도 하는데 이용대와 내가 우승하고 포옹한 사진에 이용대 대신 자신의 얼굴을 합성한다"고 덧붙여 폭소를 자아냈다.
이처럼 애틋한 '코트 부부'는 서로 뜨겁게 껴안기, 입맞추기, 머리맞대고 앙드레김 패션쇼 흉내내기 등 여러 후보작을 놓고 고민에 고민을 거듭했단다. 하지만 상남자인 둘의 결론은 '너무 닭살 돋을 것 같다'는 것이었다. 결국 이용대의 트레이드마크인 윙크 세리머니를 커플 콘셉트로 업그레이드한 작품이 가장 의미있고, 무난한 것으로 자체 심의를 통과했다.
커플 윙크 세리머니를 구상하면서 리우올림픽을 향한 각오도 더 굳어졌다고 한다. 유연성은 "이렇게 성대한 시상식에 참가한 것은 처음이다. 그동안 우수상을 받은 적은 있지만 최우수선수상을 받은 적이 없는데 내년에 주인공이 되고 싶다"고 했다. 이용대는 "베이징올림픽 이후 열린 제14회 시상식에서 효정이 누나와 함께 우수상을 받았는데 이제 남은 것은 최우수선수상"이라며 리우올림픽에서의 성공을 다짐했다.
최만식 기자 cms@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