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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조선닷컴 김영록 기자] "판후이와의 대국에서 알파고는 자신의 돌 모양을 먼저 정리하고, 역습을 가하는 모습을 보였다. 하지만 오늘의 알파고는 전혀 다르다. 끝없는 강공을 이어가고 있다."
1국에서 알파고는 이세돌의 흔들기를 받아치는 한편, 잇따라 강수를 두며 도리어 이세돌을 압박하고 있다. 알파고는 중원에서 하변까지 이세돌의 지속적인 밀기에 대해 똑같이 수직으로 늘어뜨리며 '기세'에서 한치도 밀리지 않는 모습을 보였다.
하지만 알파고는 이세돌 9단이 지속적으로 노리고 있던 좌변 백을 향한 공격을 적절하게 막아내며 녹록치 않은 기량을 과시했다.
KBS 해설진은 "초반에는 알파고의 침착한 대응에 약간 불안한 마음이 있었다. 하지만 현재 국면을 보면, 이세돌 스타일 그대로"라며 "이세돌 9단이 흔들리지 않고 있어 조금 마음이 놓인다"라고 설명했다.
알파고는 좌하귀에 양쪽으로 걸치고 젖혀가는 이세돌 9단의 흑에게 보기드문 사각형 행마로 맞대응했다. 이에 대해 박정상 9단은 "십여년 전에 중국 뤄시허 9단이 쓰는 걸 본 뒤론 처음"이라며 "일반적인 정석이라면 알파고가 늘고, 이세돌 9단이 붙여가는 형태다. 그런데 알파고가 독특한 모습을 보여준 것"이라고 설명했다.
알파고는 이어 이세돌 9단에게 좌하변을 맞끊어가는 초강수를 선보여 해설진을 다시금 놀라게 했다. 당황한 박정상 9단이 몇초간 말을 잇지 못할 정도였다. 이세돌 9단이 알파고를 시험하는 모습이 역력했던 초반과 달리 알파고의 강수에 이세돌 9단이 장고를 거듭하는 형국이다.
현존 세계 바둑 최강자로 꼽히는 중국의 커제 9단을 비롯해 한국 바둑의 전설 이창호 9단, 중국 바둑의 전설 녜웨이핑 9단, 현 일본 바둑의 1인자 이야마 유타 9단 등 기존 유명 프로기사들은 대부분 이세돌의 5-0 압승을 예상한 바 있다.
하지만 알파고의 기력은 앞서 판후이 2단에게 승리할 때보다는 훨씬 발전한 모습이다. 프로 기사들은 당시 알파고의 기력을 "프로기사에게 2-3점 접바둑을 둬야한다"라고 평한 바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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