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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귀화에이스'전지희의 분투,ITTF"세계에서 가장 많이 뛴 선수"

전영지 기자

기사입력 2015-12-13 11:29



'귀화 에이스' 전지희(23·포스코에너지, 세계랭킹 13위)가 국제탁구연맹(ITTF) 그랜드파이널 여자단식 4강에 진출했다.

전지희는 13일(이하 한국시각) 포르투갈 리스본에서 열린 2015 ITTF 월드투어 그랜드파이널 여자 단식 8강전에서 일본의 와카미야 미사코(34위)를 4대2(8-11 11-8 11-6 9-11 12-10 11-8)로 꺾었다.

16강에서 '한솥밥' 양하은(21· 대한항공)을 4대0으로 꺾고 8강에 오른 '왼손 셰이크핸더' 전지희는 역시 '한솥밥' 후쿠하라 아이를 4대3으로 꺾고 8강에 오른 와카미야를 상대로 끈질긴 승부를 펼친 끝에 값진 승리를 따냈다.

그랜드파이널의 4강은 의미있다. 그랜드파이널은 연말 '세계탁구 왕중왕전'이다. 한해동안 월드투어에 참가했던 선수들의 성적을 포인트로 환산, 상위 16명의 선수에게만 출전자격이 주어진다. ITTF랭킹뿐 아니라 최소 출전횟수도 자격요건에 포함된다. 개인단식의 경우 최소 5개 대회 이상 출전한 선수 가운데 상위 16명의 선수만 참가가능하다. 세계 '탁구여신'들의 진검승부다. 한국은 서효원, 양하은, 전지희가 출전해, 전지희만 4강까지 살아남았다.


◇포스코에너지 김형석 감독과 전지희가 훈련 후 이야기를 나누고 있다.

ITTF 사이트는 13일 전지희의 4강행 직후, 리우올림픽을 1년 앞둔 올시즌 그녀의 눈부신 분투를 이례적으로 언급했다. '이날 와카미야와의 8강전은 올시즌 그녀의 89번째 경기였다'고 썼다. '올시즌 전세계 어느 선수도 이보다 더 많이 뛴 선수는 없다. 그랜드파이널 전까지 전지희는 무려 51회의 단식경기, 34회의 복식경기를 뛰었다. 특히 아르헨티나에서는 16강 첫경기부터 결승까지 전경기 1세트도 내주지 않는 무손실세트 우승을 달성했다.'

리우올림픽 출전 티켓을 향한 그녀의 꿈이 얼마나 간절했는지 보여주는 증거다. 김형석 포스코에너지 감독의 권유로 올림픽 출전의 꿈 하나로 열여섯 어린나이에 한국 귀화를 선택했다. 연습생으로 3년을 보낸 후 2011년 일반 귀화시험 끝에 한국인이 됐고, 귀화선수 규정에 따라 또 3년을 기다려 2014년에야 첫 태극마크를 달았다. 인천아시안게임에서 서효원 양하은과 함께 주전으로 활약하며 국가대표의 꿈도 이뤘다. 에이스 김민석과 함께 혼합복식 동메달도 목에 걸었다.

올해 초 대한탁구협회가 2015년 10월 ITTF 랭킹 기준으로 3명의 올림픽대표를 조기확정하겠다는 방침을 밝혔다. 7년간 꿈꿔온 올림픽의 꿈, 그녀는 이를 악물었다. 전지희는 3월 스페인오픈 여자단식에서 우승했다. 2011년 모로코오픈 이후 무려 3년8개월만의 국제대회 우승이었다. 이후 8월 체코오픈 준우승, 9월 아르헨티나오픈, 칠레오픈 우승 등 올시즌에만 3번의 우승, 1번의 준우승을 일궜다. 2015년 1월 30위였던 세계랭킹을 불과 9개월만에 세계 12위(10월 기준)까지 끌어올렸다.

전지희는 그랜드파이널에서도 유종의 미를 거뒀다. 4강에서 중국의 첸멍(21·8위)과 결승행 티켓을 다툰다. 첸멍은 강력한 우승후보였던 '선배' 류스웬을 8강에서 4대1(11-3, 8-11, 11-7, 11-2, 11-5), 압도적인 경기 내용으로 돌려세웠다. 그동안 류스웬은 그랜드파이널 최강자로 꼽혀왔다. 2011~2013년 3연패를 달성했고, 3번 출전한 그랜드파이널에서 모두 우승컵을 들어올린 '불패'의 아이콘이었다. '초상승세'의 첸멍이 내년 리우올림픽 도전에 나서는 전지희와 4강에서 맞붙게 됐다. 이 경기의 승자는 '중국 에이스' 딩닝-주율링전 승자와 결승에서 격돌한다.

그랜드파이널 여자단식에서 한국선수가 거둔 역대 최고성적은 2010년 한국 서울대회 석하정, 지난해 태국 방콕대회 서효원의 준우승이다. 전영지
전영지 기자 sky4us@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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