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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군인체육대회, 최저비용으로 준비한 '맞춤형 대회'였다

김진회 기자

기사입력 2015-10-12 17:18 | 최종수정 2015-10-12 17:24




열흘간의 총성없는 군인 축제가 막을 내렸다.

'우정의 어울림, 평화의 두드림'이란 슬로건 아래 펼쳐진 2015년 경북 문경 세계군인체육대회가 11일 폐회식을 끝으로 마무리됐다.

'최다', '최대'라는 수식어가 아깝지 않은 대회였다. 역대 최대 규모로 열린 이번 대회에서 한국은 역대 가장 좋은 성적인 4위(금 19개·은 15개·동 25개)를 차지했다.

대회 운영 중 가장 눈에 띄는 한 가지는 효율성이었다. 역대 최소경비로 고효율을 올린 대회로 호평을 받았다. 이번 대회는 개최 지역의 특성을 최대한 살리고, 주관 기관이 가지고 있는 인력과 시설 등 자원을 최대한 활용하는 '맞춤형 대회'로 치러지면서 국제대회의 롤모델이 됐다는 평가다.

알뜰한 국제대회였다. 국회에서 승인된 이번 대회의 총 예산은 1653억원(국비 50%, 지방비 30%, 마케팅 수익 20%)이었다. 이전 국제대회가 모두 전액 국비로 운영됐던데 비해 최초로 마케팅 비용이 포함됐다. 특히 2014년 인천아시안게임의 예산 2조2000억원 대비 7.4% 수준에 불과했다. 또 2015년 광주유니버시아드의 예산(6190억원)에 26% 수준이었다. 지난 브라질 리우데자네이루에서 열렸던 대회 예산(2조)에는 10분의 1도 안 되는 액수다.

세계군인체육대회 조직위원회의 지혜와 전략이 제대로 먹혀 들었다. 24개 종목을 위한 경기장 31개소가 육·해·공군 5종 경기를 위한 일부 구조물 설치 외에 모두 지역의 기존 시설을 활용했다. 문경으로 이전돼 온 국군체육부대 시설을 그대로 이용했다. 또 문경 인근 경북 지역 8개 도시로 개최지를 분산해 시설을 전혀 새로 짓지 않았다. 비용 부담이 큰 선수촌마저 영천 3사관학교와 괴산 군사학교, 문경으로 분산했다. 문경선수촌도 대회 최초로 캠핑카를 이용한 카라반으로 활용해 시설비용을 대폭 절감했다. 조직위는 1대당 2650만원에 지어진 카라반 350대를 3개월 사용으로 1대당 1000만원에 대여해 선수촌 신설비나 사후 관리비용 부담을 크게 덜었다. 카라반은 가로 3m, 세로 12m 크기에 화장실과 냉난방기, 냉장고 등의 편의시설이 구비된 시설로 1350명을 수용할 수 있는 선수촌을 35억원으로 충당했다.

IT 강국의 힘도 예산을 줄이는데 힘을 보탰다. 국제적으로 인정된 기록계측시스템 (TNS-Time and Score) 등 IT 기술을 접목한 대회 정보 시스템이 큰 역할을 했다. 오리엔티어링 등과 같은 경기에서도 조직위는 매일 오전과 오후 종합상황실에서, 선수촌과 본부호텔, 공항을 하나로 연결해 각 지역의 상황 판단을 실시간 확인하고 점검하는 일원화된 시스템을 유지했다. 꼼꼼하고 신속하게 상황에 대처할 수 있었다.

타 대회 물자를 전환해 사용하는 알뜰한 지혜도 돋보였다. 군 병력과 물자, 장비 활용으로 약 100억원을 아꼈다. 시상물자 전환이나 일부 경기장 물자 대여로도 약 16억원을 추가로 절약할 수 있었다. 요트 경기장 푼툰 설치 임대 비용 (7억원), 육상과 근대 5종, 사격연맹 등 보유물자 무상임차로 4억5000만원, 복싱과 사이클 등 8개 종목 경기용 도구 임차로 2억원, 시상물자 전환 사용으로 2억5000만원 등을 아꼈다.


마케팅 수익으로도 예산을 충당했다. 이전 대회들이 모두 100% 국비로만 충당돼 왔던데 비해 국비는 50%로 대폭 낮추고 지자체 예산 30%에 최초로 마케팅 수익으로 20%를 메웠다. 처음으로 개폐회식 입장권을 판매했고, 대회 기념주화도 발행해 좋은 반응을 얻었다.

군 인력들이 대거 힘을 모은 것도 큰 도움이 됐다. 이번 대회에서 군 파견 인력은 총 4800여명이었고, 대회가 끝날 때까지 전역을 미룬 현역들도 있었다.

김진회기자 manu35@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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