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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탁구신성'장우진의 괴력,나흘만에 장지커 또 꺾었다

전영지 기자

기사입력 2015-10-01 21:47


사진제공=더핑퐁 안성호 기자

한번 승리는 우연일 수 있다. 연승은 우연일 수 없다. '천적'이라 할 만하다.

'탁구 신성' 장우진(20·KDB대우증권·세계랭킹 41위)이 또다시 국제탁구연맹(ITTF) 세계랭킹 4위 장지커를 꺾었다. 1일 태국 파타야 이스턴내셔널 스포츠트레이닝센터에서 열린 아시아탁구선수권 남자단식 16강에서 장지커와 다시 마주했다. 추석 연휴인 27일, 남자 단체전 준결승(1대3 패)에서 제3단식 주자로 나서 장지커를 3대2로 누른 지 불과 나흘만이다. 장우진은 장지커에게 패기만만하게 맞섰다. 또다시 4대2(11-3 5-11 11-7 11-4 12-14 11-8)로 승리하며, 8강에 진출했다. 특유의 빠른 발과 날선 서브, 넘치는 파이팅으로 올림픽 챔피언을 압도했다. 시니어 1년차 장우진의 쾌거는 이번 아시아선수권 최대 이변이다.

32강전에서 일본의 신예 수비 에이스 무라마츠 유토와 대접전을 펼쳤고, 끝내 16강에 오른 장우진의 기세는 무서웠다. 첫 세트를 11-3으로 손쉽게 따내며 기선을 제압했다. 네트앞에서도, 미들 싸움에서도 밀리지 않았다. 고등학교 시절 독일 분데스리가 프로 2군 생활을 경험한 장우진은 유럽 선수들이 즐기는 랠리에도 능하다. 2세트를 5-11로 내줬지만 3, 4번째 세트를 연거푸 11-7. 11-4로 가져왔다. 5세트를 듀스 접전끝에 장지커에게 내줬지만 이미 장지커의 마음은 흔들렸다. 6세트 7-8로 뒤진 상황에서 장우진이 드라이브를 받아치자 장지커는 공이 장우진의 상의에 맞았다고 격하게 항의했고, 임의적인 판단에 따라 경기를 중단시켰다. 탁구는 멘탈 스포츠다. 평정심을 잃은 장지커는 이미 멘탈에서 졌다. 결국 마지막 세트를 11-8로 가져오며 장우진은 2연승을 완성했고, 뜨겁게 포효했다. 장지커를 상대로 얻어낸 승리가 우연이 아닌 '준비된 사건'임을 입증했다.

장지커는 2012년 런던올림픽 남자단식 금메달리스트이자 2011년, 2013년 세계선수권(개인)을 잇달아 제패한 명실상부한 세계 최강자이자 중국이 자랑하는 최고의 탁구스타다. 올해 쑤저우세계선수권에서도 어깨 부상등 컨디션 난조 속에 4강에 올랐다. 그러나 이번 대회 2013년 세계주니어 챔피언, 대한민국 '탁구 신성' 장우진에게 2연패하며 허를 찔렸다. 이상수, 서현덕 등 차세대 에이스들이 마롱, 쉬신, 장지커 등 중국 톱랭커들을 아주 가끔씩 이긴 적은 있지만 한 대회에서 단식 경기에서 2번 연속 이긴 적은 이번이 처음이다. 장우진의 쾌거가 더욱 빛나는 이유다.

장우진은 8강에서 세계 17위 홍콩의 웡춘팅과 맞붙는다. 웡춘팅을 넘어서면 꿈의 4강이다. 스무살 장우진의 테이블 반란에 세계 탁구팬들의 시선이 쏠리고 있다.
전영지 기자 sky4us@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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