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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부의 체육관련 주무 부처인 문화체육관광부(문체부) 김 종 제2차관은 한양대학교 예술체육대학 학장 출신이다. 스포츠 산업 전문가답게 이론뿐만 아니라 체육 현장의 실상에도 밝다. 2013년 말 부임해 체육 겆야에 다양한 정책적 이슈를 생산했다. 하지만 여학생 체육만큼은 논란의 여지가 있을 수가 없다. 최근 서울 서계동 문체부 서울 사무소에서 만난 김 차관은 인터뷰 내내 여학생 체육의 중요성을 강조했다.
체육인들은 대한민국 헌정 사상 최초의 여성 대통령이 재임하고 있는 지금이 여학생 체육 활성화의 '골든타임'이라고 말한다. 김 차관은 "박 대통령이 단순히 첫 여성 대통령이어서가 아니라 엘리트 체육, 생활체육, 학교체육 등 체육 전반에 걸친 이해도가 높다. 체육과 산업, 관광을 연계한 융합, 창조 경제에도 관심이 많으시다. 체육 정책의 중요성을 감안해 문체부 제2차관직을 체육 전문가에게 맡긴 것"이라고 덧붙였다. 김 차관은 "역대 대통령 중 여학생 체육을 따로 강조한 건 박 대통령이 처음일 것"이라고 했다.
김 차관은 "박 대통령이 학창 시절부터 테니스, 탁구를 즐겨온 생활체육인이고, 체육에 특별한 관심을 갖고 있다"고 강조한다. "지금처럼 체육 정책이 국회에서 활발하게 논의가 되고, 정책적 변화가 시도된 적이 없었다. 정책적인 전환기에 학교체육과 여학생 체육 활성화의 필요성 또한 큰 공감을 얻고 있다"고 했다.
여학생 체육 인프라 개선 위해 노력
김 차관은 여학생 체육이 건실하게 뿌리 내리기 위해 가장 시급한 과제로 "탈의실 등 스포츠 시설, 인프라의 개선"을 꼽았다. "미국, 독일, 일본 같은 스포츠 선진국들을 보면 마음만 먹으면 운동할 수 있는 환경이 일상 가까이에 자연스럽게 형성돼 있다. 학교에 운동장, 체육관, 수영장, 탈의실, 샤워시설은 당연하다. 운동하고, 씻고, 개인활동을 한다. 우리나라 학교 현장의 경우, '탈의실'은 우선순위에서 뒤처진다. 긴급한 사안이라기보다 선택의 문제로 간주돼 예산 배정에서도 밀리고, 관심을 안갖는 경우가 많다. 문체부도 이런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예산 지원 등 더 많은 노력을 하겠다"고 약속했다. "여학생에게 맞는 프로그램도 더 많이 개발하고 보급해야 한다. 뉴스포츠, 남녀가 함께하는 운동도 좋다"는 적극적인 의견을 피력했다
김 차관은 "스포츠는 따로 시간을 내, 일부러 해야할 과제가 아니다. 대통령께서 학교 체육수업을 통해 아이들에게 꿈과 끼를 심어주고, 학교체육을 통해 좋은 선수를 발굴하라고 강조해 왔다. 스포츠는 삶과 같이 가야 한다. 학생 때 시작해 몸에 익히면 평생 즐길 수 있는 게 스포츠다. 노후의 여가와 복지, 건강과 직접적으로 연결이 된다"고 했다.
이런 의미에서 '미래의 어머니'인 여학생의 체육활동을 강조했다. "건강한 신체에 건강한 정신이 깃든다. 스포츠와 함께하는 동안 공부 스트레스를 잠시 내려놓을 수 있다. 장기적으로 보면 건강한 어머니, 스포츠를 아는 어머니 밑에서 건강한 아이가 자란다"고 말했다. "여성이 더 건강해야 한다. 엄마가 배운 게 아이들에게 고스란히 전달된다. 운동하는 엄마는 그렇지 않은 엄마와 차이가 클 수밖에 없다. 운동을 즐길 줄 아는 엄마가 아이들과 더 활기차게, 더 잘 놀아줄 수 있다. 운동을 매개로 아이와 더 친밀해질 수 있고, 정서적인 안정을 가져다 줄 수 있다. 여학생 체육이 남학생의 체육활동보다 더 중요한 이유다"라고 덧붙였다.
김 차관은 프로야구 여성관중 급증의 파급력과 긍정적인 효과를 예로 들었다. "요즘 프로야구에 여성 관중이 상당히 많이 늘었다. 여성 팬은 특성상 절대로 혼자 움직이지 않는다. 동성친구든 남자친구든, 아니면 가족이든 반드시 누군가와 함께 경기장을 찾는다. 그래서 여성 타깃 전략은 중요하다. 여학생 체육 또한 같은 맥락에서 이해할 수 있다"고 했다. 여학생 체육 활성화가 장기적으로 봐도 가장 효과적인 국가 경쟁력 제고 전략이 될 수 있다는 설명이다.
김 차관은 여학생 및 여성의 체육활동에서 동등한 기회, 평등한 투자를 보장하기 위한 '스포츠 양성평등법'(가칭) 제정 움직임에 대해 "찬성"의 입장을 표명했다. "7월부터 시행되는 양성평등법 안에 들어가도 된다. 학교체육진흥법도 있다. 굳이 따로 법을 만들 것은 없고, 기존 법안에 추가로 넣어도 좋을 것"이라고 말했다.
조만간 박 대통령이 여학생 체육 현장에서 학생들과 함께 하는 모습을 볼 수 있을 것 같다.
민창기 기자 huelva@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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