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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귀화소녀'전지희의 봄날,스페인오픈 女단식 우승

전영지 기자

기사입력 2015-03-30 03:20


 사진제공=더핑퐁 안성호 기자

'귀화 에이스' 전지희(23·포스코에너지)가 스페인오픈에서 우승했다. 봄날, 여자탁구가 오랜만에 전해온 국제대회 승전보다.

전지희는 30일 새벽(한국시각) 국제탁구연맹(ITTF) 스페인오픈 결승에서 일본 에이스 히라노 사야카를 4대1(11-5, 11-9, 3-11, 11-9, 11-5)로 꺾고 우승컵을 들어올렸다.

중국 주니어대표 1군 출신의 전지희는 중국에서 귀화한 첫 해인 지난 2011년 7월 14일 모로코 오픈에서 깜짝 우승한 이후 프로투어 대회에서 3년8개월만에 두 번째 우승의 감격을 누렸다.

모로코오픈 결승전에서 4대3으로 돌려세우며 첫 우승컵의 제물이 됐던 히라노를 운명처럼 다시 마주했다. 자신있게 맞붙었다. 전지희는 히라노와의 역대전적에서 한번도 지지 않았다. 모로코오픈 이후 2013년 11월 폴란드오픈 16강에서 4대0으로 이겼고, 지난해 인천아시안게임 단체전에서도 3대2로 이겼다. 통산 4번째 맞대결에서도 승리하며 천적관계를 굳혔다.

이번 대회 전지희는 파죽지세였다. 16강에서 홍콩 에이스 티에 야나를 4대1로 꺾었고, 8강에선 헝가리 지오지나 포타를 4대1로 꺾고 4강에 올랐다. 중국 에이스들이 나서지 않은 이번 대회 일본의 기세는 거셌다. 4강에 이시가키 유카, 히라노 사야카, 후쿠하라 아이 등 3명이이름을 올렸다. 일본 선수 틈바구니에서 '유일한 한국인' 전지희는 기죽지 않았다. 4강에서 이시가키 유카를 4대2으로 물리치고 결승에 올랐다. 후쿠하라 아이를 4대3으로 꺾고 올라온 히라노를 결승에서 보란듯이 돌려세웠다. 3대1 한일 대결에서 완승을 거두며, 한국탁구의 자존심을 세웠다.

왼손 셰이크핸더인 전지희는 김형석 포스코에너지 감독의 애제자다. 강력한 백핸드 드라이브가 무기인 그녀는 포스코 탁구단을 창단한 김 감독의 손에 이끌려 열여섯살에 한국행을 택했다. 연습생으로 3년을 보낸 후 2011년 일반 귀화 시험 끝에 한국인이 됐고, 귀화선수 규정에 따라 또 3년을 기다려, 2014년에야 첫 태극마크를 달았다. 인천아시안게임에서 서효원 양하은과 함께 주전으로 활약하며 국가대표의 꿈도 이뤘다. 에이스 김민석과 함께 혼합복식에서 동메달을 목에 걸었다. 꿈을 위해 국적을 바꿨고, 태극마크를 달기까지 기다림이 깊었던 만큼, 매경기 누구보다 성실하게 준비하고 노력하는 선수로 정평이 나 있다. 지난 1월말 2015년 국가대표 상비군 최종 선발전에서 17승2패로, 20명 가운데 2위로 선발됐다. 아시안게임의 꿈을 이룬 그녀의 다음 목표는 리우데자네이루올림픽 출전이다. 전지희는 "모로코오픈 이후 시니어 2번째 우승이라 정말 기쁘다. 리우올림픽을 앞두고 랭킹을 경쟁하는 시점에 우승하게 되서 의미가 크다. 이번대회를 잘 치르기 위해 싱가포르까지 가서 전지훈련을 한 것이 많은 도움이 된 것같다"며 웃었다.

한편 이번 대회 21세 이하 남자단식에서는 차세대 에이스 김동현(에쓰오일)이 결승에서 삼베 코헤이(일본)을 3대1(11-5, 11-2, 8-11, 11-1)로 꺾고 우승했다.
전영지 기자 sky4us@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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