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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뷰]'김택수 애제자' 19세 이시온,생애 첫 세계선수권 도전

전영지 기자

기사입력 2015-03-11 16:41 | 최종수정 2015-03-12 07:25


사진제공=더핑퐁 안성호 기자

"3년 안에 여자탁구 대표팀의 에이스가 될 것이다."

김택수 KDB대우증권 총감독은 '애제자' 이시온(19·KDB대우증권)의 미래를 확신했다. 1996년생 당찬 '탁구소녀' 이시온은 지난 8일 태릉선수촌에서 펼쳐진 중국 쑤저우세계탁구선수권(4월26일~5월3일) 대표 선발전에서 2위에 올랐다. 선배 박영숙(렛츠런)에게 1패만 기록했다. 나란히 6승1패였지만 승자승 원칙에 따라 2위가 됐다. 첫 세계선수권 출전의 꿈을 이뤘다.

세계랭킹 20위 이내 자동출전 2명(서효원, 양하은), 선발전 3명(박영숙, 이시온, 황지나) 등 국가대표 상비군 중 단 5명에게만 주어지는 '좁은 문'을 통과했다. "시온이는 겁없이 치는 아이다. 근성, 열정, 파이팅, 승부욕이 대단하다. 무엇보다 탁구를 정말 좋아한다. 3년 후 한국 여자탁구의 대들보가 되지 않을까 생각한다." '레전드' 김 감독은 어린 제자의 쾌거에 흐뭇함을 감추지 않았다. "열정과 근성을 믿었지만 이렇게 빨리 치고 올라올 줄은 나도 몰랐다"고 했다.


사진제공=더핑퐁 안성호 기자
이시온 역시 "이렇게 빨리 기회가 올 줄은 몰랐다"며 웃었다. 짧은 커트머리에 '생긋' 눈웃음이 해사한 10대 소녀는 테이블 앞에선 '깡다구 여전사'로 변신한다. 파주 문산여고 재학중이던 지난해 청소년 국가대표로 코리아주니어카뎃오픈에서 단식, 복식 2관왕에 올랐다. 지난해 9월 아시아주니어탁구선수권에선 단체전 3위, 복식 3위에 올랐다. '주니어 최강' 이시온은 실업 1년차 입단을 앞둔 지난해 12월 말 전국남녀종합선수권에서 대우증권 주전으로 나섰다. 거침없는 탁구로 선배들을 줄줄이 물리치고 여자 단체전 우승컵을 들어올렸다. 포핸드, 백핸드 가리지 않는 파워풀한 공격과 날쌘 발놀림은 남자선수 못잖았다. 신예라고 믿기 힘든 배짱 역시 인상적이었다.


◇이시온   사진제공=안성호 더핑퐁기자
해를 넘겨서도 상승세는 이어졌다. 지난 1월 말 국가대표 상비군 선발전에서 난생 처음 태극마크를 달았다. 남녀 각 12명을 뽑는 선발전(남녀 각 1명 세계랭킹순 자동선발)에서 4위에 랭크됐다. 태릉 입성 후 선배들과 훈련하며 더욱 신이 났다. 세계선수권 출전 티켓을 다투는 선발전에서도 주눅들지 않았다. 이시온은 "상비군 선발전에서 졌던 언니들에겐 또 지지 않는 것, 이겼던 언니들에겐 또 이기는 것을 목표 삼았다"고 했다. 치밀하게 분석하고, 치열하게 도전했다.

당찬 막내는 쟁쟁한 대표팀 상비군 언니들 틈바구니에서 '톱3'에 들었다. 세계선수권 티켓을 거머쥐었다.

지난 1월 대표선발전 직후 "국내에서도 아직 될까말까한데 제가 감히 국제대회 이야기를 해도 될까요?" 했던 그녀가 달라졌다. 가슴에 새긴 태극마크의 무게를 실감하고 있다. "정말 기쁜데, 한편으론 폐가 되지 않아야겠다는 생각을 한다"고 말했다. "막내로 나서는 첫 대회지만 마냥 편하게만 칠 수는 없을 것 같다"고도 했다. "아직 많이 부족하지만 대한민국 대표선수로서 잘 하고 오고 싶다"는 꿈을 또렷이 밝혔다. 2015년 3월 현재 세계랭킹 127위, 19세 깡다구 소녀는 침체에 빠진 대한민국 여자탁구의 미래이자 희망이다. 류쉬엔(중국), 펑톈웨이(싱가포르) 등 남자탁구를 치는 여자선수를 좋아하는 이시온은 "언니들과 함께 열심히 실력과 경험을 쌓아 2~3년 후에는 국제무대에서도 통하는 선수가 되겠다"고 다짐했다.


◇대한민국 탁구 레전드 김택수 대우증권 감독(가운데)이 지난해 말 제68회 남녀종합탁구선수권 여자단체전에서 우승한 후 주전으로 맹활약한 10대 에이스 이시온(왼쪽), 이슬과 함께 활짝 웃고 있다.
 전영지 기자
김택수 감독은 애제자의 첫 도전을 응원했다. "평생 잊지 못할 생애 첫 세계선수권 무대다. 가슴에 품은 열정을 세계 무대에서 맘껏 펼치고 오라고, 거침없이 도전하라는 말을 해주고 싶다. 시온이는 이제 시작이다."


전영지 기자 sky4us@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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