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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 테니스가 28년 만의 환희를 맛봤다.
변수도 발생했다. 아시안게임을 코앞에 앞두고 대만에서 데이비스컵 원정 경기를 치러야 하는 등 살인적인 일정으로 선수들의 컨디션 유지에 힘들었다. 승리가 보약이었다. 한국은 대만과의 데이비스컵에서 승리를 거둔 상승세를 아시안게임으로 이어갈 수 있었다.
노 감독은 내심 단체전 금메달을 노렸다. 그러나 8강에서 짐을 싸야 했다. 세계 55위 데니스 이스토민이 버티고 있는 우즈베키스탄에게 막혔다. 대표팀 분위기는 더 악화됐다. 개인전 단식에서 8강까지 무난히 진출할 것으로 보였던 정 현과 조민혁이 16강에서 탈락했다. 혼합복식에서도 임용규-류 미 조, 김청의-한나래 조도 줄줄이 4강에서 고배를 마셨다. 홈에서 열리는 아시안게임에서 노메달이라는 수모를 당할 위기에 놓였다.
하지만 노 감독의 뚝심이 빛났다. 조합 변경은 없었다. 임용규와 정 현을 믿었다. 노 감독은 "임용규는 그 동안 데이비스컵 복식 등에서 좋은 활약을 보여줬지만, 정 현은 경험이 부족했다. 정 현이 대신 다른 복식 선수를 선발해야 한다는 이야기도 있었다. 그러나 난 개의치 않았다. 컨디션이 좋은 선수에게 기회를 주려고 했다"고 설명했다. 이어 "정 현은 복식에 필요한 서브 앤 발리가 부족하지만, 서브 넣고 디펜스를 잘 한 것이 금메달을 딴 발판이 됐다"고 덧붙였다.
끝까지 선수들에게 자신감과 믿음을 불어넣은 노 감독의 뚝심도 금메달감이다.
김진회기자 manu35@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