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2년 런던올림픽 은메달리스트인 한순철이 패한 뒤 믹스트존에서 인터뷰를 끝낸 뒤 갑자기 흥겨운 노래의 합창이 울려퍼졌다. 링에선 경기가 한창인데 믹스트존에선 잔치가 열린 듯했다. 관중의 시선이 경기장이 아닌 믹스트존으로 갈 수밖에 없었다.
요르단 사람들이 이토록 알카스베의 승리를 기뻐한 것은 이번 아시안게임에서 요르단의 첫 메달이 나왔기 때문이다. 알카스베는 한순철을 꺾고 동메달을 확보했다. 복싱은 3-4위전이 없이 준결승에서 패한 선수가 자동으로 동메달을 획득한다. 알카스베는 준결승에서 패하더라도 동메달을 목에 건다.
알카스베의 동메달 확보다 요르단에겐 첫 메달이다. 대회가 개막한지 11일 동안 요르단은 메달을 하나도 얻지 못했다. 그나마 기대했던 축구도 전날 태국과의 8강전서 0대2로 패하면서 희망이 사라졌다. 요르단의 4강을 위해 주한 요르단 대사 등 요르단의 고위 관계자가 총출동해 응원했지만 패해 눈물을 글썽이며 경기장을 떠났다는 후문. 이런 가운데 알카스베가 홈그라운드에 런던 올림픽 은메달리스트를 꺾었으니 큰 경사가 아닐 수 없었던 것.
알카스베의 승리를 취재한 요르단 기자는 "알카스베는 우리나라 챔피언이라 이번 대회에서 큰 기대를 받았던 선수"라고 소개했다. 알카스베는 "국민들의 기대에 부응해 기쁘다. 너무 기쁘다"며 눈물을 글썽이며 말을 잇지 못했다.
인천=권인하 기자 indyk@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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