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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천AG]女사브르, '수원의 한' 금빛으로 풀었다

박상경 기자

기사입력 2014-09-23 19:10


◇윤지수가 23일 경기도 고양체유관에서 열린 중국과의 2014 인천아시안게임 펜싱 여자 사브르 단체전에서 셴젠을 상대로 공격을 성공시킨 뒤 포효하고 있다. 고양=김경민 기자 kyungmin@sportschosun.com

두 달 전이었다.

피스트는 눈물이었다. 김지연(26·익산시청·세계 6위) 이라진(24·인천중구청·12위) 윤지수(21·동의대·33위)로 구성된 여자사브르 대표팀은 결승에서 중국을 만났다. 손에 땀을 쥐는 명승부가 피스트 위에 펼쳐졌다. 그러나 마지막 한끗이 모자랐다. 7라운드까지 43-39로 앞서가다가 중국의 에이스 셴첸(세계 8위)에게 잇달아 5점을 허용했다. 44-44, 동점 상황에서 셴첸의 마지막 칼끝에 김지연을 겨눴다. 아깝게 1점차로 금메달을 놓쳤다. 태극낭자들은 인천의 복수를 기약하면서 칼을 갈았다.

2014년 인천아시안게임 여자 사브르 단체전. 결승 상대는 예상대로 중국이었다. 출발은 쉽지 않았다. 개인전 금, 은을 함께 목에 건 이라진과 김지연이 선봉에 섰다. 하지만 셴첸과 취안지아루이(123위)에게 잇달아 1, 2라운드를 내줬다. 4라운드까지 중국에 6점까지 뒤지면서 분위기가 넘어갈 듯 했다. 위기의 순간 막내 윤지수의 칼끝이 피스트에서 춤을 췄다. 5라운드에서 중국의 에이스 셴첸을 상대로 8점을 따내는 맹활약으로 점수차를 좁혔다. 22-25로 시작된 6라운드는 에이스 김지연의 부활 무대였다. 유쉰팅(41위)을 상대로 8점을 따내며 대역전극을 썼다.

태극낭자들의 칼끝은 멈추지 않았다. 7라운드에 나선 윤지수가 취안지아루이를 가뿐하게 제압하면서 한국은 35-32, 3점차로 점수차를 벌렸다. 당황한 중국은 유쉰팅을 빼고 국제펜싱연맹(FIE) 랭킹 24위 리페이를 내보내며 만회를 노렸다. 하지만 12위 이라진의 상대가 되지 못했다.

40-33, 7점차로 벌어진 최종 라운드에서 김지연과 셴첸, 한-중을 대표하는 두 여검객이 만났다. 중국이 매서운 추격전을 벌였다. 셴첸의 칼끝이 잇달아 김지연에게 적중했다. 8점을 내리 따냈다. 2분14초를 남겨놓고 점수는 41-41, 피스트에는 긴장감이 흘렀다. 모두가 2달 전 수원의 악몽을 떠올렸다.

김지연은 포기하지 않았다. 2분10초 상황에서 베기를 셴첸의 몸통에 적중시키면서 기어이 득점을 따냈다. 한 치의 물러섬 없는 피스트는 긴장의 연속이었다. 유효타를 뜻하는 붉은색과 녹색 표시등이 엇갈렸다. 2분4초 김지현의 베기가 또 다시 적중하면서 점수차가 벌어졌다. 셴첸이 비디오판독을 요구했으나, 김지연의 유효타만 더 명확해졌을 뿐이다. 기나긴 탐색전 끝에 김지연의 공격이 잇달아 셴첸의 몸에 꽂혔다. 45대41, 통쾌한 승리였다. 2달 전 수원의 한은 고양에서 금빛으로 탈바꿈 했다.

또 한 명의 스타도 탄생했다. 사브르 개인전에서 선배 김지연을 꺾었던 이라진은 단체전까지 석권하면서 대회 2관왕에 올랐다.


고양=박상경 기자 ppark@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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