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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자 역도에서 세계기록을 작성한 '북한의 역사' 엄윤철(23)과 김은국(26)의 힘의 비결은 무엇일까.
힘의 비결이 무엇이든 이들의 기록은 세계 1위였다. 엄윤철은 20일 인천 달빛축제정원 역도경기장에서 열린 남자 역도 56㎏급에서 인상 128㎏·용상 170㎏·합계 298㎏을 기록하며 북한에 인천아시안게임 첫 번째 금메달을 선사했다. 용상 3차시기에서는 자신이 보유하고 있던 세계기록(169㎏)을 뛰어 넘는 170㎏을 성공시켜 세계신기록을 작성했다. 다음날 김은국이 북한의 두 번째 금메달을 획득했다. 김은국은 남자 역도 62㎏에서 인상 154㎏·용상 178㎏·합계 332㎏을 기록해 정상에 올랐다. 김은국은 인상(154㎏)에서 한 차례, 합계에서 두 차례(328㎏, 332㎏) 등 하루에만 세 차례 세계기록을 작성하는 기염을 토했다.
거칠 것 없이 바벨을 들어올리던 두 역사는 기자회견에서 힘찬 목소리로 '사상'을 얘기하던 것과 달리 '한국'과 관련된 질문에는 모두 소극적으로 답했다. 질문을 받으면 머뭇거렸다. 북한 대표팀 관계자(통역사)와 조용히 얘기를 나눈 뒤 단답형으로 대응했다. 김은국은 "(한국 생활에) 불편한 건 없다. 나는 선수이기 때문에 경기하러 왔다. 그 이상은 생각해본 적이 없다"고 말했다. 이어 "내 경기는 끝났지만 남은 기간 동안 우리 선수들이 이길 수 있도록 응원할 계획"이라고 덧붙였다. '한국 생활에 대한 소감 및 남은 한국 체류 기간 동안의 일정'을 묻는 질문에 대한 답이었다.
김은국은 큰 목소리로 힘주어 말했다. "우리는 그 어떤 것도 바라지 않는다. 단 한가지, 김정은 최고 사령관께 기쁨을 드리고 전 국민에게 기쁨을 주는게 자랑이다. 그것을 위해 더 기록을 내고 더 열심히 훈련할 것이다."
북한의 '제멋대로' 행보는 이날도 이어졌다. 엄윤철이 금메달을 딴 당일, 제멋대로 기자회견을 거부한 것은 아니지만 한 기자가 질문을 하려는 순간 대표팀 관계자가 엄윤철과 김은국에게 "그만하자"고 말을 했고 김은국이 "감사합니다"라는 말로 기자회견을 끝내버렸다.
인천=하성룡 기자 jackiechan@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