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결혼 후 맞게 된 첫 아시안게임이지만 홀로 집을 지켜야 했다.
김재범은 왼쪽 세 번째 손가락 인대가 끊어진 채 아시안게임에 나섰다. 손가락을 구부리기 힘들 정도로 통증이 심했다. 아시안게임을 앞두고 등에 담이 왔고 습관적 탈구 증상을 보이던 어깨가 19일부터 말썽을 부리기 시작했다. 남편이 겪었을 육체적 고통을 누구보다 잘 아는 정씨는 예선을 보면서도 불안했다. 정씨는 "부상이 많고 한국에서 열리는 대회라 부담도 큰 것 같았다. 평소보다 긴장을 많이 한 모습이었다"고 했다. 그러나 이제 속시원히 본심을 털어 놓을 수 있다. "부상을 보면 마음이 아프다. 나라를 위해 뛰는 것도 좋지만 나에게는 남편 건강이 더 우선이다. 안쓰럽다." 가끔 정씨가 휘어진 손가락을 보며 "운동을 그만 두는게 어떻겠냐"고 물으면 김재범은 웃어 넘기곤 한단다.
경기장을 찾지 못한 이유에 대해서도 설명했다. 둘째 때문이다. 정씨는 "아직 임신 초기 단계라, 조심해야 한다고 해서 경기장을 찾지 못했다"고 했다. 태명이 '복음이'다.
인천=하성룡 기자 jackiechan@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