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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격황제 진종오는 아시안게임 개인전 금메달과 인연이 없다. 2002년 부산, 2006년 도하, 2010년 광저우 대회에 나섰다. 금메달 2개, 은메달 3개, 동메달 3개를 따냈다. 하지만 금메달 2개 모두 단체전이었다. 올림픽에서만 3개의 개인전 금메달을 따낸 사격황제의 위상에 맞지 않는다. 때문에 진종오는 이번 아시안게임 개인전 금메달을 그 어느때보다도 바라고 있다.
물론 진종오가 이런 방식을 좋아하는 것은 아니다. 진종오는 26일 진천선수촌에서 열린 미디어데이에서 "선수들을 위해 좋은 방식은 아니다"고 쓴소리를 했다. 그는 "본선에서의 결과가 무용지물이 되기 때문에 허무할 수도 있다. 선수들 모두 불만이 많은 방식이다"고 덧붙였다. 구체적인 행동 계획도 있다. 진종오는 아시안게임 직전 열리는 2014년 스페인 세계사격선수권대회에서 치러지는 ISSF 선수위원 선거에 나선다. 선수들 투표 결과 득표수 상위 4명이 선수위원이 된다. 진종오는 "선수 위원이 되면 이런 방식을 바꾸도록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그렇다고 진종오가 새로 바뀐 방식에 약한 것은 아니다. 진종오는 이미 적응을 마쳤다. 7월 4일 중국 베이징에서 열린 ISSF 월드컵 남자 10m공기권총 결선에서 대역전극을 펼쳤다. 18발째 사격에서 푸치펑(중국)과 180.9점으로 공동 2위를 이루었다. 1,2위 결정전 진출 한 자리를 가리는 경사(1발 사격)에서 진종오는 10.4점을 쏘며 10.3점을 기록한 푸치펑을 따돌렸다. 1,2위 결정전에서도 역전을 했다. 19번째 발까지 터키의 유수프 디케즈에서 0.6점이 뒤졌다. 마지막 한 발에서 10.4점을 쏘았다. 9.5점에 그친 디케즈를 0.3점차로 제치고 우승했다. 3일 뒤 50m 권총에서는 준우승을 차지했다.
진종오는 "새로 바뀐 방식에서는 내가 실수를 하지 않는 것이 중요하다. 내 경기를 할 것이다"고 말했다. 이어 "이번 아시안게임을 앞두고 그 어느때보다 체력 훈련에 매진했다"고 말했다. 이어 "이번 아시안게임에서는 중국과 우리나라의 대결이 될 것이다"면서 "홈에서 열리는 대회라 부담이 많다. 하지만 금메달을 따내서 부담을 재미로 바꾸도록 하겠다"고 다짐했다.
진천=이 건 기자 bbadagun@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