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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리아오픈]농심해체 시련 이겨낸 이정우,나홀로 8강행

전영지 기자

기사입력 2014-06-14 17:15


◇이정우  사진제공=월간탁구 안성호 기자

소속팀을 잃은 '왼손 에이스' 이정우의 투혼이 빛났다. 코리아오픈에서 나홀로 8강에 오르며 대한민국 남자탁구의 자존심을 지켰다.

이정우는 14일 인천 삼산월드체육관에서 펼쳐진 국제탁구연맹(ITTF) 코리아오픈 슈퍼시리즈 16강에서 '파죽의 10대 에이스' 조승민(대전 동산고)을 꺾고 8강에 올랐다.


조승민  사진제공=월간탁구 안성호 기자
전날 조승민의 활약은 눈부셨다. 1라운드에서 일본 왼손 에이스 니와 코키(세계랭킹 14위)를 풀세트 접전끝에 4대3으로 돌려세웠다. 조승민의 시니어 대회 출전은 지난해 코리아오픈에 이어 이번이 두번째다. 강문수 남자대표팀 총감독, 유남규 대표팀 감독이 초등학교 시절부터 눈독 들인 '탁구신동'이다. 그러나 지난해 학교를 옮기며 이적문제로 1년간 대회 출전이 금지되면서 경기력에 대한 우려도 불거졌다. 조승민은 생애 두번째 시니어 무대에서 펄펄 날았다. '100위권 내 선수 하나만 잡자'는 소박한 각오로 나선 대회에서 대형사고를 쳤다. 도쿄세계선수권 단체전 동메달 멤버이자, 2011년 세계주니어챔피언 출신, 일본이 자랑하는 왼손 에이스 니와가 세계랭킹조차 없는 완전 무명의 고교생 조승민 앞에 고개를 떨궜다. 조승민은 32강에서도 브라질 에이스 휴고 칼데라노(세계랭킹 78위)를 4대3으로 꺾고 보란듯이 16강에 진출했다. 김민석 이상수 서현덕 등 대표팀 형님들이 1라운드에서 고배를 마신 후 조승민의 선전은 한국 남자탁구의 유일한 희망이자, 위로였다.

14일 '패기의 왼손 에이스' 조승민의 8강 상대는 '관록의 왼손 에이스' 이정우였다. '한솥밥' 왼손 선후배 에이스가 정면승부했다. 지난 3월 해체된 농심 소속 선수인 이정우 역시 이겨야할 이유는 확실했다. 지난 3개월간 태릉선수촌에서 유남규 대표팀 감독(에쓰오일 감독) 및 대표팀 선수들과 함께 훈련해왔다. 불안정한 상황에서도 마음을 다잡았다. 마지막 남은 '왼손 펜홀더 에이스'의 자존심을 걸었다. 농심 삼다수 시절 이정우를 아꼈던 유남규 남자대표팀 감독은 소속팀 없는 이정우의 벤치를 자청했다. 1라운드 4대3으로 가까스로 꺾은 후 "예전의 몸놀림이 아니다. 폼이 많이 떨어졌다"며 안타까움을 감추지 못했다. 그러나 이정우는 강했다. 16강에서 고교생 후배 조승민을 상대로 진검승부했다. 1-2-3세트를 11-5, 11-5, 11-4로 잡았다. 4대0 손쉬운 승리를 예감했지만 '일본 톱랭커'를 잡아낸 조승민의 뒷심은 호락호락하지 않았다. 4-5세트를 각각 11-7로 잡아내며 대역전극을 노렸다. 그러나 백전노장 이정우는 마지막 6세트를 11-8로 잡아내며 승부를 매듭지었다. 결국 세트스코어 4대2로 8강 진출에 성공했다. 14일 오후 중국 에이스 팡보와 대망의 4강행을 노린다. 이정우는 코리아오픈 남자복식에서 2005년 유승민과 우승, 2007년 오상은과 우승, 2010년 유승민과 준우승, 2013년 마롱과 준우승 등 인연을 맺어왔지만, 단식 메달권과는 유독 인연이 없었다.

투혼의 에이스, 이정우가 만리장성을 넘어 첫 단식 메달에 도전한다.
전영지기자 sky4us@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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