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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속팀을 잃은 '왼손 에이스' 이정우의 투혼이 빛났다. 코리아오픈에서 나홀로 8강에 오르며 대한민국 남자탁구의 자존심을 지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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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4일 '패기의 왼손 에이스' 조승민의 8강 상대는 '관록의 왼손 에이스' 이정우였다. '한솥밥' 왼손 선후배 에이스가 정면승부했다. 지난 3월 해체된 농심 소속 선수인 이정우 역시 이겨야할 이유는 확실했다. 지난 3개월간 태릉선수촌에서 유남규 대표팀 감독(에쓰오일 감독) 및 대표팀 선수들과 함께 훈련해왔다. 불안정한 상황에서도 마음을 다잡았다. 마지막 남은 '왼손 펜홀더 에이스'의 자존심을 걸었다. 농심 삼다수 시절 이정우를 아꼈던 유남규 남자대표팀 감독은 소속팀 없는 이정우의 벤치를 자청했다. 1라운드 4대3으로 가까스로 꺾은 후 "예전의 몸놀림이 아니다. 폼이 많이 떨어졌다"며 안타까움을 감추지 못했다. 그러나 이정우는 강했다. 16강에서 고교생 후배 조승민을 상대로 진검승부했다. 1-2-3세트를 11-5, 11-5, 11-4로 잡았다. 4대0 손쉬운 승리를 예감했지만 '일본 톱랭커'를 잡아낸 조승민의 뒷심은 호락호락하지 않았다. 4-5세트를 각각 11-7로 잡아내며 대역전극을 노렸다. 그러나 백전노장 이정우는 마지막 6세트를 11-8로 잡아내며 승부를 매듭지었다. 결국 세트스코어 4대2로 8강 진출에 성공했다. 14일 오후 중국 에이스 팡보와 대망의 4강행을 노린다. 이정우는 코리아오픈 남자복식에서 2005년 유승민과 우승, 2007년 오상은과 우승, 2010년 유승민과 준우승, 2013년 마롱과 준우승 등 인연을 맺어왔지만, 단식 메달권과는 유독 인연이 없었다.
투혼의 에이스, 이정우가 만리장성을 넘어 첫 단식 메달에 도전한다.
전영지기자 sky4us@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