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조선

스포츠토토 우선 협상자 웹케시, 지위 박탈 위기

신창범 기자

기사입력 2014-05-28 17:31


웹케시컨소시엄(이하 웹케시)이 체육진흥투표권(이하 스포츠토토) 사업 우선 협상 자격을 잃을 수도 있는 위기에 놓였다.

웹케시는 지난 14일 스포츠토토 차기 사업 우선 협상자로 선정됐다. 6개 컨소시엄이 참가한 가운데 웹케시는 종합평점 91.1565점을 얻어 1위를 차지하면서 우선 협상권을 따냈다.

하지만 공단과의 협상 과정에서 문제점이 드러났고, 공단은 27일 웹케시를 우선협상대상자에서 제외할 것을 서울 지방 조달청에 요청했다. 이에 조달청은 웹케시측에 오는 30일까지 소명 자료를 제출하라고 통보했다.

공단이 내세운 이유는 웹케시 제안서의 자금조달계획과 위탁운영비 산정 내용의 일관성이 없다는 점이다. 이번 입찰 제안요청서 제3장 제1절4호에 따르면 제안업체의 사업기간 연도별 자금소요계획 및 자금조달방안이 사업운영원가 산정내역과 일관성을 유지해야 한다.

웹케시는 이번 입찰에서 파격적인 수수료율을 제시하면서 우선 협상권을 따냈다. 스포츠토토 차기 수탁사업자 입찰에 앞서 공단은 위탁운영수수료율을 2.073%(부가가치세 포함)로 제시했다. 웹케시는 입찰 관련 프리젠테이션(PT) 제안서에 위탁 수수료율로 1% 후반대를 제시했다. 하지만 금액 평가를 위한 마지막 투찰에선 1.6%대를 제안한 것으로 알려졌다. 6개 컨소시엄중에서 가장 낮은 수수료율이었다. 이 덕에 웹케시는 종합평점(기술평점 + 금액 평점) 91.1565점을 받아 1위를 차지했다.

여기서 문제가 발생했다. 웹케시의 제안서상 자금조달계획은 3676억원이었다. 그런데 공단과의 협상 과정에서 나타난 위탁운영비는 3025억원으로 무려 651억원이나 차이가 난다. 이 부분에 대해 웹케시측이 제대로 설명하지 못한 것으로 알려졌다.

여기에 공단은 웹케시가 기존 스포츠 토토 운영 인력의 고용승계에도 소극적이라는 점을 부담으로 느꼈다. 웹케시는 기존 250명중 175명(스포츠토토 여자축구 35명 포함)만 승계하겠다고 밝혔다. 낮은 수수료을 만회하기 위해 인력 감축을 선택한 것이다.

스포츠토토 노조는 웹케시가 우선 협상자로 선정된 이후 국회앞에서 농성을 벌이는 등 고용승계 확대를 강력하게 요구해왔다. 스포츠토토 노조는 "공단도 적정 직원 수를 200명 내외로 정했는데 웹케시 컨소시엄의 수치는 너무 낮다"며 "현재 스포츠토토에서 일하는 직원만 250여명이다. 저 인원으로는 사업을 제대로 이끌기 쉽지 않다"고 말했다.


공단은 박근혜 정부의 중요한 시책인 고용안정에 반하는 웹케시의 스포츠토토 인력 수급책에 대해 여러차례 수정을 요구한 것으로 전해졌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움직이지 않던 웹케시는 공단이 조달청에 우선협상대상자 제외 공문을 보내자 뒤늦게 고용승계 인원을 215명으로 늘리겠다고 28일 발표했다.

그러나 어렵게 우선협상권을 따낸 웹케시도 손놓고 있지는 않겠다는 입장이다. 우선협상대상자 지위를 잃을 경우 행정소송 등을 통해 법적 대응에 나서겠다는 방침이다. 웹케시는 프리젠테이션에서 제시한 위탁운영수수료율은 외부에 공개되므로 실제 입찰에는 달리 제시할 수 있다는 입장이다. 웹케시는 입찰 당시 자금조달계획과 위탁운영비 산정이 달라질 수 있다는 내용을 미리 공지했다. 다른 입찰자들도 제안서와 실제 입찰 수수료율을 달리 제시했다.

만약 웹케시가 공단의 요청대로 우선협상권을 잃는다면 입찰 평가에서 웹케시에 이어 2위를 차지한 팬택씨앤아이가 자동적으로 공단과 협상하게 된다. 팬택씨앤아이는 수수료율로 1% 후반대를 적어냈다.

한편 스포츠토토 사업 승계가 파행으로 진행되면서 기존 사업권자인 오리온이 상당 기간 사업권을 이어갈 것으로 보인다. 차기 수탁 사업자가 최종 선정되면 오는 7월3일부터 새 사업자가 운영하게 돼 있었다. 그러나 웹케시의 소명이 이뤄진다고 해도 협상은 길어질 게 분명한데다 만약 우선협상자가 팬택씨앤아이로 교체될 경우 공단과의 협상이 처음부터 다시 진행돼야 한다. 따라서 당분간 오리온이 스포츠토토 사업을 유지할 것으로 예상된다.


신창범 기자 tigger@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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