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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잘 구워진 고기, 잘 먹었습니다."
박중규는 우승 소감을 묻자 불쑥 고기 이야기를 꺼냈다. 챔피언결정전에 앞서 윤경신 두산 감독이 "고기도 먹어 본 사람이 먹는다"면서 우승을 자신했던 부분을 가리키는 말이었다. 박중규는 "'고기도 역시 먹어본 사람이 먹는다'는 말을 들었다. 올해도 또 두산이 우승할 것이라고 하더라"며 "하지만 이번엔 우리가 잘 구워진 고기를 먹은 것 같아 기분이 좋다"고 즐거워했다.
박중규에게 이번 챔피언결정전은 의미가 깊었다. 2012년까지 활약했던 두산과의 맞대결이었다. 챔피언결정전에 뛰었던 두산 선수 대부분이 박중규와 한솥밥을 먹었던 이들이다. 박중규는 친정팀 선수들과 신경전을 펼치면서도 파워 넘치는 플레이로 상대 골문을 여는 것과 함께 동료들에게 슈팅 찬스를 만들어냈다. 승부처였던 후반 중반 16-16 동점 상황에선 과감한 돌파에 이은 슛으로 역전골을 뽑아냈다. 특유의 화려한 세리머니로 두산 시절 절친한 선배였던 윤경신 두산 감독의 가슴에 비수를 꽂았다. 박중규는 "경기 끝나고 윤 감독님이 '고생했다. 수고했다'고 하시더라"며 "두산이 4년 연속 우승할 때만 해도 괜찮았지만 너무 오래 우승을 독식하면 핸드볼 인기에도 도움이 되지 않는다"고 이날 웰컴론 우승에 대한 의미를 부여했다. 그는 "지난해 이적 후 실패를 맛본 만큼, 올해는 반드시 (두산을) 이기자는 각오로 나섰다. 리그 우승이라는 첫 목표를 달성한 만큼, 이제는 아시안게임을 바라보고 뛰겠다"고 다짐했다.
박중규는 올해 웰컴론과 계약이 만료된다. 꿈의 해외 진출을 바라보고 있다. 박중규는 "프랑스 팀으로부터 이적 제의를 받았다. 구단과 상의해서 좋은 조건이라면 유럽 진출도 생각해보겠다"고 말했다.
인천=박상경 기자 ppark@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