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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탁구]'대만에 분패'男대표팀 7회연속 4강행 좌절

전영지 기자

기사입력 2014-05-03 17:49


사진제공=대한탁구협회, 월간탁구 안성호 기자

남자탁구대표팀의 세계선수권 7회 연속 4강행이 아쉽게 좌절됐다.

3일 오후 일본 도쿄 요요기체육관에서 펼쳐진 도쿄세계탁구선수권 8강전에서 '난적' 대만에 게임스코어 2대3으로 패했다. 지난 30일 조별리그 4차전에서 대만을 3대1로 꺾은 지 사흘만에 다시 만났다. 주세혁(34·삼성생명·세계랭킹19위)-정영식(22·KDB대우증권·세계랭킹 30위)-조언래(28·에쓰오일·세계랭킹 20위)과 대만의 첸치엔안(세계랭킹 18위)-치앙훙치에(세계랭킹 76위)-추앙치유안(세계랭킹 8위) 사흘전과 똑같은 오더로 다시 맞붙었다. 한국은 주세혁과 조언래가 1-3단식을 연거푸 따내며 4강행을 예감했지만, 혼신의 힘을 다한 '에이스' 주세혁의 막판 체력고갈과 정영식의 마무리가 아쉬웠다. 3경기를 내리 내주며 게임스코어 1대3으로 패했다. 한국 남자탁구는 2001년 오사카세계선수권 이후 13년만에 4강행에 실패했다.

출발은 좋았다. 제1단식에서 '레전드 깎신' 주세혁이 '대만 왼손 에이스' 첸치엔안을 풀세트 접전끝에 3대2로 꺾었다. '34세 베테랑 깎신' 주세혁은 첫세트를 3-11로 내줬지만, 2세트를 듀스접전끝에 14-12로 따냈다. 강행군으로 인해 조별리그때보다 몸이 무거웠다. 그러나 집중력과 투혼으로 위기를 극복해냈다. 3세트를 6-11로 내줬지만 4-5세트를 13-11, 11-6으로 막아내 며 에이스의 품격을 입증했다. 첸치엔안이 완벽한 준비를 하고 맞섰지만, 주세혁의 철벽수비를 넘어서지 못했다. .


사진제공=대한탁구협회, 월간탁구 안성호 기자
제2단식 정영식이 추앙치유안에게 1대3(4-11, 12-10, 6-11, 10-12)으로 패했지만, 제3단식에 나선 조언래가 '한수 아래' 치앙훙치에를 3대1로 꺾으며 게임스코어 2-1로 앞서나갔다.

제4단식, 주세혁은 초반 분위기를 압도했다. 톱랭커 추앙치유안을 상대로 1-2세트(11-9, 11-6)를 연거푸 따냈다. 듀스대접전이 이어진 3세트는 이날 양국의 희비를 가른 승부처였다. 주세혁은 1-6으로 뒤지던 스코어를 9-9로 따라잡는 투혼을 산보였다. 10-10, 11-11, 12-12, 숨막히는 랠리가 이어졌다. '월드클래스' 수비수와 공격수의 랠리에 요요기체육관을 가득 메운 탁구팬들이 뜨겁게 열광했다. 주세혁은 추앙치유엔의 초강력 드라이브를 깎아내고 맞받아치며, 혼신의 힘을 다해 선방했다. 12-11로 우위를 점했으나 마지막 한끗이 두고두고 아쉬웠다. 추앙치유엔에게 3점을 내주며 12-14로 패했다. 3세트에서 승부를 결정지을 작정으로 모든 체력을 쏟아부은 주세혁은 탈진했다. 4-5세트를 6-11, 2-11로 내줬다. 마지막 5단식에 나선 '차세대 에이스' 정영식이 첸치엔안에 맞섰지만, 역부족이었다. 1대3(6-11, 11-6, 7-11, 9-11)으로 패했다. 게임스코어 2대3, 한국의 4강행이 좌절되는 순간이었다.

한국은 2001년 오사카 대회(동메달)을 포함, 개인전-단체전을 구분해 격년제로 열린 2004년 도하(동), 2006년 브레멘(은), 2008년 광저우(은), 2010년 모스크바(동), 2012년 도르트문트 대회(동)까지 6회 연속 4강행 기록을 면면히 이어왔다. 세대교체기의 신고식은 혹독했다. 2012년 런던올림픽 단체전 은메달을 따낸 '베테랑 삼총사' 오상은-유승민-주세혁 중 주세혁만이 대표팀에 남아 '징검다리' 역할을 자청했다. 걸출한 톱랭커 형님들이 10년 넘게 호령해온 세계선수권 무대에서 조언래, 정영식이 주전으로 나서 분전했지만, 4강 문턱에서 분루를 삼켰다. 대표팀 세대교체기, 새로운 라인업으로 야심차게 출전한 첫 세계선수권 8강에서 탈락하며 아쉬움을 남겼다.

유남규 남자대표팀 감독은 경기 후 인터뷰에서 "주세혁은 자신이 해야할 몫의 100%를 다해줬다. 1-6의 스코어를 듀스까지 역전시킨 것은 대단한 일이다. 추앙치유엔이 반사신경으로 받아친 볼이 들어간 부분이 못내 아쉽다"고 했다. "정영식 조언래 등이 세계선수권이라는 큰 무대에서 처음 주전으로 뛰어봤다는 것에 의미를 부여하고 싶다. 에이스 김민석이 컨디션 난조로 제대로 뛰어보지 못한 점은 안타깝다. 이번 대회를 통해 뛴 선수나, 뛰지 못한 선수들이나 체력보강, 게임운영 등 느낀 점이 많을 것이다. 인천아시안게임에서 좋은 경기를 하는 데 좋은 약이 될 것"이라고 덧붙였다.
도쿄=전영지기자 sky4us@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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