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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연아의 '후배사랑' 세계선수권서 만개

이건 기자

기사입력 2014-03-30 15:37


Park So-Youn of South Korea performs during her free skating in the women's singles at the world figure skating championships in Saitama on March 29, 2014. ⓒAFPBBNews = News1

'피겨 여왕' 김연아의 후배 사랑이 드디어 꽃을 피웠다.

김연아는 2012년 7월 복귀를 선언했다. 큰 이유 가운데 하나가 '후배 사랑'이었다. 김연아는 2011년 세계피겨선수권대회 참가를 끝으로 휴식기를 가졌다. 일상 생활을 병행하던 김연아는 태릉 선수촌에서 틈틈이 훈련을 가졌다. 힘들게 훈련하는 후배들을 보면서 희망을 선물하고 싶었다. 김연아는 "릉에서 후배들과 함께 훈련하게 됐는데 어릴 때 보다 성장해 훈련하며 힘든 시기를 보내는 후배들을 보니 안쓰럽기도 했다. 때로는 내가 그 나이 때보다 더 열심히 훈련하는 모습을 보며 자극을 받았다. 후배들을 위해서라도 세계피겨선수권대회에 나가 성적을 내서 2014년 소치동계올림픽 출전 쿼터를 늘리겠다"고 말했다.

그로부터 1년 반이 지났다. 김연아의 아름다운 후배 사랑은 빛을 봤다. 김연아는 2013년 세계피겨선수권대회에서 우승했다. 이것으로 한국은 2014년 소치동계올림픽 출전권 3장을 얻었다. 후배들에게는 소중한 선물이었다. 2월 소치에서 김연아는 금메달보다 더 값진 은메달을 따냈다. 후배들도 선전했다. 김해진(과천고)은 16위, 박소연(신목고)은 21위를 기록했다.

소중한 경험은 밑거름이 됐다. 한 달 뒤 꽃을 피웠다. 24일 일본 사이타마에서 열린 2014년 세계피겨선수권대회에서 한국 대표로 나선 박소연과 김해진 모두 쇼트프로그램에서 24위 안에 들며 프리스케이팅에 진출했다. 김연아를 제외한 한국 여자 선수 전원이 세계선수권대회 프리스케이팅에 나간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29일 프리스케이팅에서 쾌거는 이어졌다. 박소연이 톱10에 진입했다. 박소연은 이날 프리스케이팅에서 119.39점을 획득, 종합 176.61점으로 9위에 올랐다. 세계선수권대회 톱 10안에 진입한 것은 김연아 이후 박소연이 처음이다. 박소연은 12개의 과제를 깔끔하게 성공시키며 최고의 모습을 보여주었다. 기술점수(TES) 64.09, 예술점수(PCS) 55.30으로 다음 시즌 전망을 밝게했다.

함께 출전한 김해진 역시 소중한 경험을 쌓았다. 김해진은 프리스케이팅에서 다소 실수가 있었지만 무난하게 잘 마무리했다. 프리스케이팅에서 77.99점을 받아 종합 129.82점으로 23위에 올랐다.

한편, 김연아와 동갑내기로 오랜 시간 경쟁해온 아사다 마오(일본)가 우승을 차지했다. 아사다는 이날 라흐마니노프의 피아노 협주곡 2번 C단조에 맞춰 프리스케이팅 경기에 나섰다. 관심사는 금메달이 아니었다. 김연아가 가지고 있는 합계 세계 최고기록 228.56점(2010년 밴쿠버동계올림픽) 경신 여부가 관심사였다. 아사다는 쇼트프로그램에서 78.66점으로 김연아의 역대 최고 쇼트프로그램 점수를 경신했다.

하지만 김연아의 벽은 높았다. 첫번째 트리플 악셀 점프부터 회전수 부족을 받았다. 계속된 기술 과제에서도 수행점수(GOE)를 많이 챙기지 못했다. 아사다는 프리스케이팅에서 기술점수(TES) 72.46점, 예술점수(PCS) 65.27점으로 138.03점을 기록하는데 그쳤다. 138.03점은 2014년 소치동계올림픽에서 기록한 자신의 프리스케이팅 역대 최고점수 142.71점에 미치지 못하는 것이었다. 그래도 이날 합계 점수 216.69점은 2013년 NHK트로피에서 기록한 자신의 최고 점수인 207.59점은 넘어섰다. 이것으로 아사다는 2008년, 2010년에 이어 세계선수권 세번째 우승을 달성했다.
이 건 기자 bbadagun@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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