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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치]2관왕 박승희 "개인전 금메달 너무 따고 싶었다"

김성원 기자

기사입력 2014-02-22 04:06


22일 오전(한국시간) 2014 소치 동계올림픽 아이스버그 스케이팅 팰리스에서 쇼트트랙 여자 1000m 결승 경기가 열렸다. 1위를 차지한 박승희(왼쪽)가 3위를 차지한 심석희와 환호하고 있다.
소치(러시아)= 김경민 기자 kyungmin@sportschosun.com / 2014.02.22.

4년 전 밴쿠버 대회는 아픔이었다.

쇼트트랙 여자 3000m 계주는 한국의 아성이었다. 1994년 릴레함메르(노르웨이) 대회를 필두로 2006년 토리노(이탈리아) 대회까지 4연패를 달성했다. 그러나 2010년 밴쿠버(캐나다) 대회는 통한의 무대였다. 박승희(22·화성시청)는 당시 고등학교 2학년이었다. 조해리(28·고양시청) 이은별(23) 김민정(28) 등 언니들과 함께한 3000m 계주에서 가장 먼저 결승선을 통과했다. 하지만 석연찮은 심판 판정으로 실격했다. 중국에 금메달을 빼앗겼다. 예기치 못한 악몽에 모두가 눈물을 쏟았다.

4년이 흘렀고, 대반전이 연출됐다. 500m까지 불운이 이어졌다. 결선에서 두 번째 코너를 돌다 넘어졌다. 엘리스와 폰타나가 자리다툼을 하다 엘리스가 박승희를 쓰러뜨렸다. 펜스에 강하게 부딪힌 그는 일어나 레이스를 이어가려다 또 넘어졌다. 마음이 바빴다. 되돌릴 수 없었다. 단거리라 회복되지 않았다. 4명 중 맨 마지막으로 결승선을 통과했다. 엘리스가 실격을 당하면서 동메달이 돌아갔지만 아픔이 큰 일전이었다. 리지안러우의 금메달, 폰타나의 은메달은 변하지 않았다. 후유증은 있었다. 충돌 과정에서 무릎을 다쳐 1500m에선 기권했다. 하지만 아플 수도 없었다. 뒤숭숭한 분위기에 다시 스케이트화를 신었다. 남은 것은 정신력뿐이었다. 통증이 있지만 테이핑을 하며 참고 또 참았다.

3000m 계주에서 금메달로 4년전의 아픔을 šœ었다. 그리고 22일 여자 1000m에서 금메달을 목에 걸었다. 예상치 못한 금빛 질주였다. 금메달이 유력했던 심석희는 동메달을 차지했다.

박승희는 "개인 금메달은 처음인데 아직 모르겠다. 너무 얼떨떨하다. 누가 나올 줄 알았다. 석희가 아쉬울 줄 알았는데 괜찮다고 하더라"며 "개인전 금메달을 너무 따고 싶었다. 밴쿠버에서 큰 경험이 도움이 된 것 같다"며 미소를 지었다. 그리고 "석희가 잘탄다. 1등을 할 줄 알았는데, 마지막으로 선물을 받았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박승희는 지난달 프랑스 고지대 전지훈련으로 컨디션이 절정에 올랐다고 설명했다. 하지만 500m의 부상은 또 다른 벽이었다. 그는 "티를 못냈는데 힘들었다. 오늘은 예선부터 얼음도 좋지 않았다. 다행히 부상은 시간이 흘러 조금 좋아졌지만 오른발에 부화가 많이 걸리는 발이라 힘이 빠질 때가 있었다. 그 정도 아픔은 참을 수 있다"며 밝게 웃었다.

박승희의 천하였다.
소치(러시아)=김성원 기자 newsme@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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