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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치]8년만에 재현된 가슴 훈훈 명장면, 국적 넘은 우애

하성룡 기자

기사입력 2014-02-12 10:35


사진출처=SI

포기하지 않고 끝까지 최선을 다하는 선수와 국적을 뛰어넘어 우애를 과시한 코치. 2014년 소치동계올림픽에서 '올림픽 정신'이 힘을 발휘한 명장면이 연출됐다.

캐나다의 일간지 토론토 선은 12일(한국시각) '캐나다 크로스컨트리팀의 코치가 러시아 선수를 구했다'라는 제목으로 훈훈한 사연을 소개했다. 토론토 선의 보도에 따르면 사건은 12일 소치올림픽 크로스컨트리 스프린트 준결승에서 발생했다. 러시아의 안톤 가파로프는 레이스 도중 크게 넘어져 눈위에 잠시 누워 있다가 바로 일어났다. 그러나 장비를 추스렸지만 이미 스키가 부러진 상태. 결국 경기를 완주할 생각으로 가파로프는 부러진 스키를 신고 다시 눈위를 달렸다. 하지만 결승선 근처 언덕에서 가파로프의 스키는 반으로 쪼개졌고 가파로프는 도중에 멈춰섰다.

이때 한 남자가 코스로 뛰어 나와 새 스키를 그에게 전달했다. 부러진 스키를 떼어 내고 새 스키로 갈아신켜주는 자상함까지 선보였다. 알고보니 이 남자는 크로스컨트리 경쟁국인 캐나다팀의 저스틴 워즈워스 코치였다. 2002년 솔트레이크시티 크로스 컨트리 금메달리스트인 베키 스콧의 남편인 워즈워스 코치는 다른 코치들과 함께 코스 주변에 서 있다가 가파로프가 곤란에 빠진 것을 보고 자신이 들고 있던 예비 스키를 건내 가파로프의 완주를 도왔다. 가파로프는 비록 부러진 스키로 인해 12위에 그쳤지만 관중들은 결승선을 향해 다가오는 그를 향해 우승자를 맞이하듯 큰 환호성을 보냈다. 끝까지 포기하지 않는 가파로프의 정신력은 올림픽 금메달 감이었다. 물론 워즈워스 코치의 헌신도 금메달 후보로 손색이 없었다. 워즈워스 코치는 이후 당시 상황을 설명했다. "가파로프가 마치 덫에 갇힌 것처럼 보여 그냥 둘수가 없었다. 그가 결승선을 통과해 자존심을 지킬 수 있도록 돕고 싶었다."

토론토 선은 이 사연을 보도하며 2006년 토리노올림픽에서 나왔던 비슷한 장면도 소개했다. 토론토 선은 '토리노올림픽 크로스컨트리 단체전에서 캐나다의 샤라 레넌이 선두로 달리던 중 폴이 부러지자 노르웨이의 코치인 하켄슨모엔이 그의 폴대를 건냈다. 그 결과 캐나다팀이 은메달을 차지했다. 반면 노르웨이팀은 4위에 그쳤다'고 소개했다. 당시 이 사연은 TV 광고로 제작되는 등 동계올림픽의 명장면 중 하나로 꼽혀왔다.


하성룡 기자 jackiechan@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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