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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치]김연아 "마지막 대회, 특별함은 없다"

김진회 기자

기사입력 2014-02-12 11:38


피겨여왕 김연아가 12일 인천공항을 통해 소치로 출국했다. 러시아 소치에서 열리고 있는 2014 소치 동계올림픽 피겨스케이팅에 출전하는 김연아와 김해진, 박소연이 출국 전 진행된 기자회견에서 밝은 미소로 포즈를 취하고 있다.
김연아는 밴쿠버 동계올림픽에 이어 올림픽 2연패를 노리고 있다. 이번 소치 동계올림픽은 그녀가 선수로서 출전하는 마지막 대회로 출국 전 가진 기자회견에서 은퇴 무대를 멋지게 마무리 하겠다는 각오를 밝혔다.
인천공항=허상욱 기자 wook@sportschosun.com/2014.02.12/

"마지막 대회라고 특별함은 없다."

'피겨여제' 김연아(24)의 표정은 평온했다. 김연아는 2014년 소치동계올림픽을 끝으로 스케이트화를 벗는다. 현역에서 은퇴한다. '유종의 미'를 거둬야 하고, '디펜딩챔피언'의 자존심을 세워야 한다는 입장에서 부담될 만도 하지만, 전혀 긴장감을 찾아볼 수 없었다.

김연아는 12일 결전지 러시아 소치로 떠나기 전 가진 기자회견에서 "4년이란 시간이 흘러 다시 올림픽에 출전하게 됐다. 두 번째 올림픽이기도 하고, 마지막 대회인 만큼 만족스러운 경기를 하겠다. 즐겁게 후배들과 함께 좋은 올림픽을 경험하고 돌아왔으면 좋겠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마지막 올림픽의 의미를 전했다. 그녀는 "특별한 의미는 없다. 은퇴 무대가 올림픽이 됐을 뿐이다. 두 번째 출전하는 올림픽이기 때문에 다른 작은 대회보다는 긴장도 많이 되지 않을까. 또 마지막이라는 생각때문에 집중력도 떨어지지 않을까 걱정도 된다. 그러나 '마지막 시합이야'라는 느낌을 접어두고 그 날의 경기에만 집중할 생각이다. 끝나면 홀가분하게 마무리할 수 있을 것 같다"고 했다.

현재 피겨 팬들은 '러시아 피겨 신동'에 열광하고 있다. 주인공은 율리아 리프니츠카야다. 열여섯살인 리프니츠카야는 9일과 10일 열린 대회 피겨 단체전에서 여자 싱글 쇼트프로그램과 프리스케이팅에 모두 출전, 1위를 차지하면서 고국 러시아에 금메달을 안겼다. 리프니츠카야는 단체전에서 실망스런 경기력을 보인 아사다 마오(일본)을 제치고 단숨에 김연아의 최대 적수로 떠올랐다. 이에 김연아는 "러시아의 선수들이 어렸을 때부터 잘한다는 얘기를 들었다. 마침 올림픽도 러시아에서 열리기 때문에 잘할 것 같다. 그 선수들도 첫 올림픽이고, 시니어로 데뷔한 선수이기 때문에 좋은 성적을 낼 수 있는 기회가 되지 않을까. 나는 마지막이기 때문에 나한테 의미하는 올림픽은 다른 것 같다.

다른 선수들이 잘하나 못하나를 신경쓰는 것은 중요하지 않다. 내 기량만 발휘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말했다.

그래도 지피지기면 백전불태다. 김연아는 리프니츠카야의 경기를 지켜봤다. 김연아는 "경기가 새벽에 열려 단체전을 모두 보지 못했고 여자 싱글 경기만 봤다. 경기를 보면서 '내가 단체전에 나갔으면 어땠을까'란 생각을 했다. 개인으로 생각하고 경기를 나갔으면 부담이 없었을텐데 팀에 도움이 된다고 생각했다면 부담이 됐을 것 같다. '단체전에 나가지 않은 것이 다행'이라고 생각했다. 정작 중요한 개인전에서 최고의 컨디션이 나오지 않으면 문제가 있기 때문에 다행이라는 생각을 했다. 가벼운 마음으로 지켜봤다"고 했다.

올림픽 주최국 러시아의 텃세에 대해서는 "다른 스포츠와 달리 피겨는 기록으로 성적이 나는 스포츠가 아니다. 선수가 매번 잘 할 수 없다. 똑같은 기준으로 심사를 할 수도 없기 때문에 내가 해결해야 할 문제는 아니다. 모든 선수가 만족스럽게 경기를 하고 기록이 나오면 받아들여야 한다. 노력해서 될 일은 아닌 것 같다"고 했다.

김연아는 소치에 도착하면 한국 선수단이 머무는 선수촌에 입촌하지 않는다. 이유는 트레이너가 선수촌 입촌이 허용되지 않기 때문이다. 김연아는 "숙소는 개인 트레이너가 선수촌에 못들어기 때문에 따로 얻은 것 뿐"이라고 설명했다. 경기장 적응에 대한 질문에는 "단체전이 새로 생겼는데 선수 입장에선 쇼트 프로그램만으로도 스트레스가 엄청나다. 그런데 1~2주를 두고 단체전과 개인전을 모두 소화한다는 것은 내 입장에선 힘들 것 같다. 유리한 점도 있겠지만 나는 단체전에 나가지 않았기 때문에 공식 연습 이후 경기를 준비할 것이다. 다른 대회와 똑같은 준비 과정"이라고 답했다. 이어 "특별한 적응훈련은 없는 것 같다. 경기 전 적응할 수 있는 기간이 길어 시차적응은 문제없을 것 같다. 훈련 중간에는 하루를 쉬어갈 것 같다. 정작 경기 때 지칠 것 같다. 지상훈련도 하고 특별함은 없다"고 전했다.


이번 소치동계올림픽에서 김연아의 전략은 안무의 완성도 높이기다. 그녀는 "1월 종합선수권대회 이후와 같이 프로그램을 좀 더 완성도있게 하는게 관건이다. 마지막으로 보여드릴 기회이기 때문에 점프 뿐만 아니라 안무도 완성도가 있도록 하는 부분을 신경썼다. 다른 때와 같이 부상없이 올림픽에 참여할 수 있는 것만으로도 노력이 필요했다. 컨디션은 나쁘지 않은 것 같다. 현지에서도 몸관리 잘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번 대회는 김연아에게 또 다른 의미를 부여한다. 한국 피겨 사상 처음으로 세 명의 선수가 출전한다. 박해진 박소연 등 든든한 후배 두 명과 함께 빙판 위를 누비게 됐다. 최고참이 된 김연아는 "밴쿠버동계올림픽에서도 곽민정과 나가서 뿌듯함이 있었다. 이번에는 세 명의 선수와 나가게 됐다. 그 동안 나는 항상 혼자였다. 다른 선수들은 팀이라는 느낌이 있었다. 부러웠다. 이번엔 다른 종목 선수들은 없지만, 세 명이서 함께 하게 돼서 든든한 마음도 있다. 항상 같이 훈련한 선수들이기 때문에 평소처럼 훈련할 수 있을 것 같다. 시니어에 데뷔하자마자 올림픽에 출전하게 돼 긴장할 것 같은데 잘했으면 좋겠다"며 웃었다.

인천공항=김진회기자 manu35@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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