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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펜싱 동호인이 이렇게 많은 줄 몰랐어요."(남현희) "제 키만한 칼을 들고 나온 꼬마들이 정말 귀여웠어요."(신아람)
이날 첫 동호인 대회에는 태릉선수촌에서 훈련중인 남녀 국가대표 펜싱스타들이 함께 해 더욱 의미가 깊었다. 남현희 구본길 김지연 신아람 정진선 김정환 오은석 원우영 등 세계적인 선수들이 동호인들을 위해 일일 재능기부에 나섰다. 심판과 진행, 시상을 도맡았다. 경기장 한켠에선 국가대표 언니 오빠들의 '원포인트 레슨'이 이어졌다. 이날 초등부 플뢰레 우승자인 신재원양(서울 우면초3·인천펜싱클럽)은 '땅콩 검객' 남현희에게 원포인트 레슨을 받은 직후 "불리한 신체 조건을 어떻게 하면 극복할 수 있어요?"라고 질문했다. 남현희는 "언니는 키가 작아서 불리하지만, 최고가 되기 위해 남들보다 정말 노력을 많이 했어. 누구나 열심히 하면 최고가 될 수 있어"라고 답했다. 이날 동호인 대회는 국가대표 선수들에게도 큰 의미가 됐다. 남현희는 "펜싱의 대중화를 눈으로 처음 확인했다. 정말 뿌듯하다"며 웃었다. "우리때는 중학생이 되어서야 펜싱을 시작했는데, 요즘 아이들은 6~7세부터 취미로 펜싱을 시작한다. 원포인트 레슨을 하는데 영리하게 말귀를 잘 알아듣더라. 이 아이들 중에서 국가대표, 금메달리스트가 많이 나왔으면 좋겠다"는 소망을 밝혔다. '에페 에이스' 정진선 역시 동호인들의 열정과 관심에 놀라움을 감추지 않았다. "규모가 커서 깜짝 놀랐다. 어린이들이 펜싱을 좋아해서 기분이 좋았다. 진작에 이런 대회가 왜 없었을까 하는 생각이 들 정도였다. 정말 즐거운 시간이었다"고 했다. '에페 스타' 신아람 역시 "동호인 대회에 온 것은 처음이라 재밌었다. 자기 키만한 칼을 들고 찌르는 아이들이 정말 귀여웠다"며 웃었다. '사브르 황제' 구본길은 "펜싱의 저변을 확대할 수 있는 좋은 기회다. 펜싱의 발전을 현장에서 느낄 수 있었다"며 흐뭇해 했다. 이어진 펜싱스타들의 사인회에는 어른 아이 할 것없이 펜싱 팬들이 길게 줄을 늘어섰다. 2012년 런던올림픽 세계 2강다운 펜싱의 열기가 피스트를 가득 메웠다.
대회를 주최한 손길승 대한펜싱협회장도 직접 현장 격려에 나섰다. 꼬마 펜서의 고사리손을 잡고 다정하게 질문을 건넸다. "엄마가 시켜서 하니? 하고싶어서 하니?"라는 회장님의 질문에 초등학생 펜서들의 씩씩한 대답이 되돌아왔다. "제가 좋아서 해요! 펜싱이 정말 재밌어요." 손 회장은 밤 9시까지 경기장에 머물며 동호인들의 파이팅을 흐뭇한 미소로 응원했다.
손 회장은 이날 축사를 통해 "좀더 빨리 동호인 대회를 만들고 싶었다. 조금 늦었지만, 이 대회가 명실상부한 아마추어 최고대회가 되도록 함께 만들어보자. 이 대회 참가자들이 국가대표가 되고 세계 최고선수가 될 수 있도록 적극 지원하겠다"는 청사진을 밝혔다. "동호인대회가 그저 1년에 한번 만나는 자리에 머물지 않고, 펜싱인들이 자부심을 갖고 펜싱의 발전, 인생의 발전을 꿈꾸는 자리가 되면 좋겠다"고 덧붙였다.
잠실=전영지 기자 sky4us@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