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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피겨여왕' 김연아와 라이벌 아사다 마오가 2년 연속 같은 기간 서로 다른 대회에서 경쟁하는 이색적인 구도를 펼쳤다.
김연아가 프리스케이팅을 뛰기 수 시간 전 아사다 마오는 일본 후쿠오카에서 열린 2013~2014 국제빙상연맹(ISU) 그랑프리 파이널 프리스케이팅에 나서 131.66을 받아 쇼트프로그램 72.36점을 더한 합계 204.02로 우승했다.
두 스타가 뛴 대회는 규모나 중요도 면에서 차원이 다르다.
반면 김연아가 출전한 '골든 스핀 오브 자그레브'는 역사는 깊으나 그동안 참가 선수의 면면이나 규모를 볼 때 B급 대회로 분류할 수 있다.
아사다 마오는 이번 대회 우승으로 대회 2년 연속 우승과 4회 최대 우승 타이 등 여러 가지 기록도 함께 세웠다.
하지만 스포트라이트는 거의 같은 시각 9000km 지구 반대표에서 더 높은 점수를 획득한 김연아에게 쏟아졌다.
소치 올림픽 주관 방송사인 미국의 NBC 올림픽 웹사이트는 김연아의 우승을 아사다 마오보다 크게 다루면서 "부상에서 막 복귀한 김연아가 작은 실수를 딛고 압도적인 경기력을 펼치며 우승을 차지했다"고 보도했다.
일본의 언론들도 "김연아가 마오를 앞질렀다"면서 마치 두 선수가 한 대회에서 경쟁한 것처럼 쓴 맛을 다셨다.
보수적인 산케이 신문조차 "김연아가 다른 대회에서 압승을 거뒀다"면서 아사다 마오의 패배를 인정한 듯한 기사를 냈다.
김연아는 지난해에도 같은 상황 속에서 아사다 마오의 우승 분위기에 찬물을 끼얹었다.
아사다 마오가 지난해 12월 러시아 소치에서 열린 2012~2013 그랑프리 파이널에서 합계 196.80으로 우승을 차지했지만, 김연아는 2년의 공백을 깨고 돌아온 독일 도르트문트 2012 NRW 트로피 대회에서 201.61로 정상에 서면서 모든 헤드라인을 가로챘다.
당시 두 사람의 목표는 2013년 3월 세계 선수권이었다. 결과는 김연아의 우승, 아사다 마오의 준우승으로 판가름났다.
지금 김연아와 아사다 마오의 목표는 생애 마지막 메이저 경기가 될 2014년 러시아 소치 동계올림픽이다.
올시즌 최고 기록은 아사다 마오가 지난달 그랑프리 시리즈 NHK 트로피 대회에서 세운 207.59점이다.
하지만 김연아는 '골든 스핀 오브 자그레브'를 통해 올시즌 처음 실전 무대를 치르면서 200점을 가볍게 넘겼다.
새로운 프로그램에 대한 적응 정도나 발 부상에서 아직 완전히 회복되지 않았다는 점을 감안하면 아사다 마오가 '시즌 베스트' 기록만 믿고 자신감을 유지할 때가 아니다.
일본 '산케이 스포츠'는 "아사다 마오가 김연아의 최고 기록(228.56점)과는 아직 20점 이상 큰 차이가 난다"면서 "현역 여성으로 유일무이한 트리플 악셀 성공으로 설욕을 다짐하고 있다"면서 일본 언론과 팬이 느끼는 초조감을 전했다. <스포츠조선닷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