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뛰었다하면 세계신기록이다. '여제' 이상화(24·서울시청)의 기록 행진이 멈출 줄 모른다.
레이스의 내용을 살펴보면 더욱 대단함을 느낄 수 있다. 마지막 조에서 예니 볼프(독일)와 함께 달리며 아웃코스에서 출발한 이상화는 전날 자신의 최고기록(10초16)보다 100분의 7초를 줄인 10초09만에 첫 100m를 통과했다. 이전까지 첫 100m를 가장 빨리 통과한 사례는 2007년 예니 볼프의 10초13이었다. 후반 400m 기록 역시 26초27로 전날(26초41)보다 크게 단축했다. 전날 세계신기록을 세울때까지만 하더라도 더이상 오를데가 없는 기록처럼 여겨졌다. 그러나 이상화는 한계라는 말을 비웃듯이 다시 한번 엄청난 기록을 세웠다.
이상화의 놀라운 레이스에는 완벽한 진화가 자리잡고 있다. 이상화는 이번 시즌을 앞두고 2010년 밴쿠버 동계올림픽 직전보다 5㎏ 가까이 체중을 감량했다. 날렵해진 몸으로 스피드를 더욱 올렸다. 몸무게는 줄였지만 근력은 더욱 강화했다. 이상화의 하체는 전과 변함이 없다. 이상화는 이를 바탕으로 초반 스피드와 후반 가속도 두마리 토끼를 모두 잡을 수 있었다. 기술적으로도 더욱 완성도를 높였다. 이상화는 레이스 내내 상체를 숙인 낮은 자세를 유지한다. 낮은 자세를 유지할수록 공기의 저항을 덜 받고, 몸이 흔들리지 않아 힘도 분산되지 않는다. 이상화는 프리시즌 동안 강도 높은 훈련으로 낮은 자세를 유지할 수 있는 체력을 쌓았다. 약점으로 지적된 스타트에서도 세계 정상권으로 올라섰다.
박찬준 기자 vanbasten@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