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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제' 김연아- 이상화, 태릉아닌 정릉에서 소치 金 다짐

이건 기자

기사입력 2013-05-14 16:57 | 최종수정 2013-05-15 08:57


'피겨 여제' 김연아(23)와 '빙속 여제' 이상화(24)가 한 자리에 모였다. 북한산 자락에서 내년 소치동계올림픽 금메달을 함께 다짐했다.

대한빙상경기연맹은 14일 서울 성북구 정릉동 북한산 탐방교육센터 별관에서 대표선수단 워크숍을 열었다. 스피드스케이팅과 쇼트트랙, 피겨스케이팅 대표 선수들이 모두 모였다. 올림픽을 준비하는 마음가짐과 도핑, 선수 권익, 도전 정신 등에 대한 강의를 들었다.

'여제' 별명을 공유하는 김연아와 이상화의 만남 그 자체가 큰 관심을 끌었다. 사실 둘은 함께할 기회가 많지 않다. 태릉 선수촌 내에서도 만날 일이 드물다. 훈련장부터 다르다. 김연아는 태릉빙상장을 활용한다. 이상화는 빙상장 바로 옆에 있는 국제스케이트장에서 기량을 갈고 닦는다. 전지훈련지도 다르다. 김연아는 주로 안무가인 데이비드 윌슨이 있는 캐나다를 선호한다. 새로운 프로그램을 훈련하기 편하다. 좋은 기억이 있는 곳이기도 하다. 금메달을 따냈던 2010년 밴쿠버동계올림픽과 2013년 세계피겨선수권대회 모두 캐나다에서 열렸다.

이상화는 여름에는 주로 강원도 태백선수촌에서 체력과 기술 훈련에 주력한다. 해외에 나갈 때면 월드컵 시리즈가 열리는 도시로 향한다. 미국 솔트레이크시티나 네덜란드 히렌벤 등이다. 올림픽을 앞두고 있을 때는 개최 도시로 간다. 올해 역시 국내에서 체력 및 기술훈련을 마친 뒤 소치로 가서 현지 적응 훈련을 할 계획이다.

오랜만에 만난 두 여제는 처음에는 다소 어색해했다. 김연아는 김해진 등 피겨스케이팅 선수들과 함께 자리했다. 이상화 역시 모태범 등 스피드스케이팅 선수들과 자리를 잡았다. 그래도 이내 서로 이야기를 나누면서 우애를 다졌다.

내년 올림픽에 대한 각오는 비장했다. 김연아는 "두 번째 올림픽인 만큼 부담없이 나서려 한다. 선수 생활의 마지막 무대다. 후회 없이 치르고 싶다"고 말했다. 이상화 역시 "올림픽은 큰 대회다. 지난번 올림픽에서 좋은 성적을 거두어온 만큼 자부심이 크다. 동시에 부담도 있다. 열심히 훈련하면서 차근차근 준비하겠다. 재미있게 대회를 치렀으면 좋겠다"고 각오를 밝혔다.

두 여제가 함께 있는 모습은 다른 선수들에게도 큰 자극이 됐다. 피겨스케이팅의 기대주 김해진(16)은 "유명하고 경기력이 좋은 선배들과 함께 수업을 들을 수 있어서 큰 영광이다"고 말했다. 이어 "나도 열심히 훈련해서 (김)연아 언니처럼 올림픽에서 좋은 성적을 내고 싶다"고 덧붙였다. 여자 쇼트트랙의 에이스 박승희(21)는 "쇼트트랙이나 스피드 스케이팅, 피겨 스케이팅 선수들 사이에 은근한 기 싸움이 있는 것은 사실이다. 하지만 막상 올림픽에 들어가면 그런 마음은 사라진다. 우리 나라의 성적이 좋았으면 하는 마음 뿐이다. 한 목소리로 응원한다"고 말했다. 이어 "피겨 스케이팅에는 김연아 선수가 있다. 스피드 스케이팅 역시 좋은 선수가 많아 잘 할 것이다. 내가 속한 쇼트트랙만 잘하면 된다"고 다짐했다.

이날 북한산에서 열린 워크숍은 편안한 분위기에서 진행됐다. 선수들의 얼굴에는 웃음이 넘쳤다. 선수들은 "소풍 온 것 같다"면서 즐거워했다. 예전 워크숍은 국제스케이트장 회의실 등에서 열렸다. 딱딱한 분위기를 피할 수 없었다. 김관규 빙상연맹 전무는 "태릉에서 훈련만 하다보면 지칠 수도 있다"면서 "날씨도 좋고 공기도 깨끗한 북한산 아래에서 워크숍을 하면 선수들에게 재충전의 기회가 된다"고 설명했다.
이 건 기자 bbadagun@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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