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복싱 국가대표 이시영, 인천AG까지 갈길 멀다

노주환 기자

기사입력 2013-04-24 17:56 | 최종수정 2013-04-25 06:51


배우 이시영이 여자 복싱 48㎏급 국가대표가 됐다. 최문영 기자 deer@sportschosun.com /2012.07.06/

인기 배우 이시영(31·인천시청)이 복싱 국가대표 최종 선발전 여자 48㎏급에서 우승했다. 태극마크를 달게 됐다.

이시영은 24일 충북 충주실내체육관에서 벌어진 경기에서 김다솜(19)에 판정승(22대20)을 거뒀다. 아마 복싱은 예전 만큼 인기가 없다. 한마디로 비인기 종목으로 전락했는데 갑자기 이시영이 돌풍을 일으키면서 주목을 받기 시작했다. 국가대표 발탁 여부가 관심을 끌면서 공중파가 이번 경기를 생중계했다.

이시영은 무릎 수술을 받아 훈련량이 많지 않았다. 긴장까지 해 고전했다. 1,2라운드까지는 점수에서 밀렸다. 3,4라운드에 경기를 뒤집었다. 경기를 지켜본 일부 팬들은 저돌적으로 밀어붙인 김다솜이 판정패하자 판정이 이상한 것 아니냐는 의문을 제기하기도 했다. 그 정도로 이시영은 선 수비 후 공격을 했다. 반면 김다솜은 시종일관 밀고 들어오는 공격적인 자세를 취했다.

하지만 전문가들은 심판 판정에는 문제가 없었다고 했다. 경기 초반에는 김다솜이 유효 타격에서 앞섰다. 하지만 후반부에 이시영의 왼손 스트레이트가 더 많이 점수로 연결됐다. 또 김다솜이 오픈 블로(손바닥으로 치는 것) 반칙을 범하면서 2점이 감점된 것이 이시영에게 유리하게 작용했다.

그럼 앞으로 이시영은 다른 국가대표 선수들 처럼 똑같이 훈련하고 국가대항전에 출전하게 될까. 당장 이시영이 선수촌에 입촌할 수는 없다. 또 태극마크를 달고 다른 나라 선수들과 대결하는 모습을 보기는 어렵다.

이승배 복싱 대표팀 총감독의 설명은 이렇다. 이시영이 출전한 48㎏급은 올림픽과 아시안게임 정식 체급이 아니다. 올림픽과 아시안게임에선 여자 복싱의 경우 51㎏이하, 60㎏이하, 75㎏이하 이렇게 세 체급으로 나눠서 우승자를 가린다. 여자 복싱은 지난해 런던올림픽에서 처음 정식 종목으로 채택됐다. 아시안게임은 2010년 도하대회부터였다. 이시영이 출전하고 싶어하는 내년 인천아시아게임 여자 복싱도 세 체급이다. 따라서 이시영은 아시안게임 출전을 위해선 체급을 올려야 한다. 현재 51㎏급엔 기량이 뛰어난 선수들이 많다. 51㎏급 현 국가대표는 김예지(한국체대)다. 현재 기량만 놓고 보면 김예지가 이시영 보다 낫다.

이시영은 오는 10월 인천 전국체전에서 체급을 올려 51㎏에 도전할 예정이다. 그는 이번 최종 선발전 48㎏급에 출전하기 위해 체중을 1.5㎏ 줄였다.

올해 이시영이 48㎏급 국가대표로 출전할 국제대회도 마땅치 않다. 오는 8월 열리는 카자흐스탄 세계선수권대회는 남자 대회라 여자 대표가 출전하지 않는다.


이시영의 선수촌 입촌도 대한체육회 규정상 불가하다. 이시영이 국가대표가 된 것은 맞다. 하지만 현 규정상 선수촌에는 올림픽과 아시안게임 정식 종목만 입촌이 가능하다. 48㎏급은 정식 체급이 아니기 때문에 입촌 자격은 주어지지 않는다. 또 그는 전문적인 복싱 선수가 아니다. 배우라는 직업이 있다. 자격이 주어지더라도 입촌할 경우 복싱과 배우를 겸하기는 쉽지 않다.

이시영은 현재 인천시청 소속이다. 김원찬 감독의 지도를 받고 있다. 이시영은 도전을 계속 하길 원한다. 체급을 올려서 도전할 전국체전이 또 하나의 분수령이 될 것 같다. 51㎏급에서 국가대표가 돼야 내년 아시안게임에서 진짜 태극마크를 달 수 있다. 아시안게임에 나가기 위해선 올해 11월 시작하는 선발전에서 우승해야 한다. 이시영은 "아시안게임 대표 선발전까지 남은 시간이 많지 않다. 좋은 성적을 내지 못하더라도 후회없는 경기를 하고 싶다"고 말했다.
노주환 기자 nogoon@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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