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한국 여자배구의 대들보' 김연경(25·터키 페네르바체)이 지긋지긋한 협상 테이블에 다시 앉았다.
지난해 10월 배구계의 '뜨거운 감자'는 김연경의 해외 이적 문제였다. 대한배구협회, 흥국생명, 김연경 측이 국제이적동의서(ITC) 발급을 놓고 첨예한 대립을 펼쳤다. 평행선을 긋는 과정에서 김연경은 "배구를 그만두고 싶다"는 심경도 토로할 정도였다. 결국 분쟁은 지난해 10월 22일 문화체육관광부의 주관 아래 진행된 단체장 회의를 통해 일단락됐다. 하지만 갈등의 불씨는 여전했다. 정작 급한 한시즌 ITC발급만 처리된 것일 뿐 흥국생명과의 계약에 대한 구체적인 해결방안 마련은 되지 않았다. 3개월의 협상 기간에도 양측은 합의점을 찾지 못했다. 당시 흥국생명은 무리한 제안으로 김연경과의 갈등의 골만 더 깊게 만들었다는 평가를 받았다. 결국 정부와 체육계 인사들이 모여 만든 '눈가리고 아웅'식의 합의안은 휴지조각이 됐다.
그리고 3개월이 흘렀다. 올시즌을 마친 김연경이 내년시즌도 유럽에서 뛰기 위해선 ITC발급이 필요한 상황이다. 흥국생명과의 계약서가 존재하지 않는 상황에서 스스로 유럽에서 뛸 자격을 갖추고 있다는 것이 김연경 측의 입장이다. 흥국생명은 이 본질적인 문제를 어떻게 이해할 것인가에 초점이 쏠리고 있다. 김연경과 흥국생명이 꼬일대로 꼬여버린 협상을 풀지 못할 때는 또 다시 원점에서 소모적인 싸움을 해야 한다. 김연경과 흥국생명, 더 나아가 한국배구에 전혀 이로울 것이 없는 분쟁이다.
김진회 기자 manu35@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