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일 강원도 평창 용평돔에서 펼쳐진 폐막식을 마지막으로 평창동계스페셜올림픽 8일간의 열전이 끝났다. 세상에서 가장 특별한 올림픽이었다. 1등도 꼴찌도 없는 올림픽, 꼴찌가 가장 큰 박수를 받는 올림픽의 현장은 가는 곳마다 감동이 물결쳤다. 전세계 106개국에서 온 지적장애인들의 투혼은 뜨거웠다. 조금 더딜 뿐 믿고 기다려주면 무엇이든 해낼 수 있는 내면의 힘을 확인했다. 비장애인과 다르지 않은 열정을 배웠다. '혼자 가면 빨리 가지만 함께 가면 멀리 간다'는 '투게더 위 캔(Together we can!)'의 정신을 현장에서 확인했다. 지적장애인에겐 '스페셜올림픽', 비장애인들에겐 '힐링올림픽'이었다.
평창=전영지 기자 sky4us@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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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피겨여제' 김연아(23)와 '인권의 상징' 아웅산 수치 여사가 개막식에서 한무대에 섰다. 김연아는 글로벌 리더 자격으로 수치 여사와 2명의 지적장애인의 손을 잡고 무대에 올랐다. "당신의 꿈은 무엇입니까." 김연아가 지적장애인들에게 꿈을 묻는 순간은 아름다웠다. "이제 내 꿈은 당신의 꿈을 이룰 수 있도록 돕는 것입니다." 전세계 106개국 3014명의 선수단이 김연아, 수치 여사와 함께 "투게더 위 캔!(Together we can!)"을 외쳤다. 개막식에서 가장 특별한 순간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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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얼짱소녀' 현인아(15)는 평창동계스페셜올림픽이 배출한 최고의 스타다. 스페셜올림픽 공식 홍보영상 주인공으로 대회 전부터 이름을 알렸다. 쇼트트랙 333m, 500m, 700m 출전한 3종목에서 금메달을 휩쓸며 미모 뺨치는 실력을 입증했다. 자폐장애를 지니고 태어났다. 뇌의 나이는 5~6세에 멈춰섰지만, 얼음판 위에서만큼은 누구보다 빠르고 강했다. 독보적인 실력으로 3관왕에 올랐다. '스케이트 선생님'의 꿈에 한발짝 다가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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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모의 지적장애를 물려받았다. 지난해 가을 아버지는 세상을 떠났다. 어머니와는 떨어져 산다. 그러나 플로어하키 '반비팀'의 에이스, 백넘버 1번 권이삭은 코트에만 들어서면 신이 난다. 하늘은 열여섯 소년 권이삭에게 신명나게 달릴 수 있는 빠른 발을 선물했다. 하키스틱을 든 채 요리조리 빠져나가는 몸놀림은 환상적이다. 예선 6경기에서 8골, 총 10경기에서 14골을 꽂아넣었다. 팀득점의 90% 이상을 책임지는 공격수다. 바르셀로나의 메시 부럽잖다. 수비수인 형 권욱현과 나란히 호흡을 맞췄다. 16명의 선수들을 조카처럼 아끼는 34세 노총각 선생님 손원우 감독의 열정 역시 눈물겨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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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페셜올림픽은 지적장애인과 비장애인의 아름다운 소통을 꿈꿨다. 장쯔이 야오밍 무톰보 등 글로벌 홍보대사들과 김동성 오노 양학선 전이경 등 국내외 132명의 스포츠스타들이 '올스타팬'의 이름으로 평창을 찾았다. 지적장애인 선수들과 한팀을 이뤄 경기를 체험하고 즐겼다. 눈밭을 함께 구르고 얼음을 함께 지치며 '하나된 감동'을 만끽했다. 장애, 편견, 한계를 뛰어넘은 아름다운 우정의 무대였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