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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림픽 배드민턴 '져주기' 징계선수 구제나선다

최만식 기자

기사입력 2012-11-28 09:21 | 최종수정 2012-11-28 09:28


런던올림픽 당시 이용대와 함께 혼합복식에 출전했던 하정은은 여자복식 고의패배 파문으로 국가대표 자격 정지 처분을 받았다. 런던=올림픽사진공동취재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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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2년 런던올림픽 '져주기 경기' 파문으로 징계받은 선수들이 구제의 길을 찾게 될 것으로 보인다.

대한배드민턴협회가 징계 선수들의 국가대표 자격 회복시기를 앞당길 수 있도록 발벗고 나섰기 때문이다.

협회는 28일 "지난 주 대한체육회에 상벌위원회 재심의 요청서를 제출하고 런던올림픽 져주기 파문에 연루돼 징계 중인 국가대표 선수들을 구제해 줄 것을 건의했다"고 밝혔다.

협회가 이처럼 선수 구제 운동에 나선 것은 져주기 경기의 주범이었던 중국은 아무러 자체 징계를 하지 않은 것으로 드러났다는 사실이(스포츠조선 20일자 10면)가 결정적인 계기가 됐다.

협회 관계자는 "보도가 난 이후 져주기 스캔들에 휘말렸던 중국과 인도네시아의 사례를 확인해 보니 중국은 파문을 일으킨 선수가 국제대회에 나와 우승까지 차지한 것으로 밝혀졌고, 인도네시아 선수들은 징계 경감 조치로 국가대표 자격을 회복한 것으로 확인됐다"고 말했다.

져주기 파문에 휘말린 3개국(한국, 중국, 인도네시아)간 징계 수위가 각자의 국익에 따라 제각각인데다, 상대적으로 한국은 어린 선수들에게 너무 앞서나가 가혹했던 게 아니냐는 배드민턴계의 불만이 높이졌기 때문에 구제요청을 하게 됐다는 게 협회의 설명이다.

그도 그럴것이 중국은 몰염치의 극치를 보였고, 인도네시아는 절묘하게 형식적인 징계에 그쳤다.

런던올림픽에서 일어난 져주기 경기 파문은 중국이 초래했다. 당시 세계랭킹 1위인 위양-왕샤오리조는 8강 결선 토너먼트 이후 유리한 대진을 받기 위해 여자복식 조별리그 최종전에서 한국의 정경은-김하나조를 상대로 노골적인 져주기 경기를 했다. 이에 한국의 정경은(KGC인삼공사)-김하나(삼성전기)조가 항의 표시로 불성실한 경기 자세로 대응했다가 져주기 파문에 말려들고 만 것이다.


파문이 불거진 이후 국제 여론이 악화되자 중국의 위양은 은퇴를 선언했다가 은근슬쩍 없던 일로 덮었다. 이에 중국 측은 국익에 도움이 되지 않는다며 리융보 중국대표팀 감독을 비롯해 위양-왕샤오리에 대해 아무런 징계를 하지 않았다.

이들은 버젓이 국제대회에 출전했고, 위양-왕샤오리조는 지난 18일 폐막한 중국오픈에서 여자복식 우승까지 차지해 국제 배드민턴계의 혀를 내두르게 했다.

인도네시아는 런던올림픽 조별예선에서 하정은(대교눈높이)-김민정(전북은행)조를 상대로 중국과 같은 방식으로 져주기 경기를 시도했던 멜리아나 자우하리와 그레시아 폴리에 대해 국가대표 자격정지 6개월 처분을 내렸다가 정지기간을 3개월로 경감시켰다.

멜리아나 자우하리-그레시아 폴리조는 최근 열린 홍콩오픈(20∼25일)부터 국가대표 마크를 달고 정상적으로 출전하고 있다.

반면 한국은 져주기 경기에 연루된 4명의 여자복식 선수에 대해 '국가대표 자격정지 1년'의 징계를 유지하고 있는 상태다. 당초 협회는 '국가대표 자격정지 1년, 국내대회 출전정지 6개월'의 징계를 내렸다가 대한체육회가 선수들의 이의신청을 받아들여 국내대회 출전의 길을 열어준 것이었다.

올림픽대표팀을 이끌었던 성한국 감독과 김문수 코치 역시 국가대표 지도자 자격정지 4년의 중징계를 받았다.

협회는 "과정이야 어떻든 결과적으로 국제적인 물의를 일으킨 만큼 뼈아프게 자성하자는 취지에서 강력한 징계를 내렸지만 중국과 인도네시아의 행태를 보고 구경만 하고 있을 수는 없다는 배드민턴 현장의 목소리가 커졌다"면서 "선수들이 상급단체인 대한체육회에 이의신청을 낸 적이 있기 때문에 협회의 자체 심의를 거칠 수 없고, 대한체육회에 다시 호소할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최만식 기자 cms@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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