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베텔, F1 3년 연속 '황제'에 오르다!

남정석 기자

기사입력 2012-11-26 18:13


◇세바스찬 베텔(가운데)이 26일 열린 F1 브라질 그랑프리에서 6위에 그쳤지만 드라이버 포인트에서 1위를 차지, 3년 연속 월드 챔피언에 오른 후 팀 동료들과 기쁨을 만끽하고 있다. 사진제공=LAT

이변은 있었지만, 승리의 여신은 결국 베텔을 향해 웃었다.

26일(이하 한국시각) 브라질 상파울루 주제 카를로스 파세 서킷에서 열린 F1 브라질 그랑프리 결선에서 세바스찬 베텔(레드불)이 6위에 그쳤지만 경쟁자인 페르난도 알론소(페라리)가 2위에 머무는 바람에 최종 281점을 차지, 알론소(278점)를 3점차로 제치고 올 시즌 월드 챔피언의 영광을 안았다. 이로써 베텔은 전설적인 드라이버인 후안 마누엘 판지오(1954~1957년), 미하엘 슈마허(2000~2006년)에 이어 F1 역대 3번째의 3년 연속 챔피언 등극이라는 대기록을 달성했다.

베텔의 챔피언 달성은 말 그대로 드라마와 같았다. 전날 열린 예선에서 4위를 차지했던 베텔은 출발한 후 첫바퀴에서 브루노 세나(윌리엄스)에 머신 뒷부분을 받히면서 최하위로 밀려난 것. 하지만 특유의 공격적인 드라이빙 능력을 앞세워 15번째 랩에서 벌써 6위까지 치고 올랐고, 타이어 교체를 위해 피트인을 하며 11위까지 처졌지만 끝내 이 순위를 지켜냈다.

직전 F1 그랑프리까지 드라이버 포인트에서 13점 뒤진 채 올 시즌 마지막 레이스에 나선 알론소는 예선 7위에도 불구, 엄청난 괴력을 발휘하며 순위를 계속 끌어올렸지만 이날 우승을 차지한 젠슨 버튼(맥라렌)을 끝내 앞서지 못하고 2위에 그쳤다. 만약 결승선을 가장 먼저 통과했으면 7점을 더 획득, 오히려 베텔에 4점을 앞서며 대역전극을 이뤄낼 수 있었기에 알론소로선 아쉬움이 컸다.

베텔이 처음으로 월드 챔피언에 오른 지난 2010년에는 알론소가 시즌 최종전인 아부다비 그랑프리를 앞두고 베텔에 15점차로 앞서 있었지만, 마지막 레이스에서 7위에 그치는 사이 베텔이 우승을 차지하면서 대역전패의 희생양이 된 바 있다. 올해는 이런 극적인 드라마가 재현되지는 않았다.

베텔은 "믿을 수 없는 경기였다. 팀원들이 고맙고 자랑스럽다"며 "(월드 챔피언을 확정지은 후) 머신에서 펑펑 울었다. 너무 기뻐서 뭐라고 표현할 수가 없다"며 환호했다.

베텔과 시즌 끝까지 멋진 경쟁을 펼친 알론소는 "2년전 아부다비 그랑프리에서는 아무 것도 제대로 하지 못하고 베텔에 역전패를 당해 너무 화가 났지만, 오늘은 우리팀 모두 최선을 다했다. 그래서 결과에 만족한다"고 말했다.

공교롭게 이날은 '레이싱의 황제'인 슈마허(메르세데스)의 은퇴 레이스가 펼쳐진 레이스라 그 의미를 더했다. 슈마허가 자신의 후계자로 꼽으며 애지중지하고 있고, 슈마허가 가지고 있는 대부분의 F1 최연소 기록을 깨고 있는 당사자가 바로 베텔이라 'F1 황제 교체식'이기도 했다.


이날 7위로 레이스를 마친 슈마허는 "멋진 마무리였다"며 "베텔이 자랑스럽다. 앞으로 그의 미래가 어떻게 펼쳐질지 지켜보자"며 후계자의 3년 연속 황제 즉위에 축하를 보냈다.

올해 25세에 불과한 베텔은 지난 2007년 시즌 도중 F1에 데뷔, 풀타임으로 F1에 뛴 것은 5년에 불과하지만 그동안 월드 챔피언 3회에다 우승 26회, 폴 포지션(예선 1위) 36회 등을 기록했다. 월드 챔피언 7회에다 91회의 우승, 폴 포지션 69회 등 F1의 역사를 쓴 슈마허에 비하면 아직 부족하지만 젊은 나이나 현재까지의 페이스로 봤을 때 '황제'를 능가하는 족적을 남길 것으로 기대를 모으고 있다.

베텔 덕분에 소속팀인 레드불은 컨스트럭터(팀) 포인트에서 460점을 획득, 3년 연속 챔피언에 올랐고 알론소의 소속팀인 페라리팀이 400점으로 2위를 차지했다.

브라질 그랑프리를 끝으로 2012시즌을 마친 F1 그랑프리는 3개월여의 휴식을 끝낸 후 내년 3월 15일 호주 멜버른에서 2013시즌을 시작한다. 한편 F1 코리아 그랑프리는 내년 10월 4일부터 6일까지 전남 영암 코리아인터내셔널서킷에서 개최된다.
남정석 기자 bluesky@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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