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승을 확정하는 순간 눈물을 쏟았다. 싸이의 '강남스타일'에 맞춰 말춤 세리머니가 이어졌다.
이변이었다. 당예서 석하정 등 런던올림픽에 나섰던 귀화 에이스들과 차세대 탁구여왕 양하은 등 초호화 멤버로 구성된 대한항공은 '디펜딩 챔피언'이다 .대회전부터 가장 유력한 우승후보로 꼽혔다. '수비형 여전사' 김경아가 출전하지 않았지만 탁구인들은 기존 멤버로도 충분히 우승이 가능할 것으로 예상했다.
박영숙 김민희 서효원 이현주가 주전으로 나선 마사회의 반격은 기대 이상이었다. 훈련량을 입증했다. 놀라운 성장을 보여줬다. '왼손 에이스' 박영숙이 특유의 빠른 박자와 공수에서 안정적인 몸놀림을 보여주며 확실한 중심을 잡았다. 2차전 2단식 주자로 다서 당예서와 팽팽한 접전을 벌이며 2-9의 스코어를 21-19로 뒤집는 투혼을 보여줬다. '얼짱 탁구스타'로 이름 높은 수비형 에이스 서효원 역시 제몫을 톡톡히 해냈다. '얼굴'이 아닌 '실력'으로 보여줬다. 1차전서 1번주자로 나서 석하정을 3-2로 돌려세운 데 이어, 2차전서 양하은을 3-0으로 완파했다. 3차전에서 당예서를 3-2로 꺾었다. 챔피언결정전에서 무패를 달렸다. 상대 에이스들을 줄줄이 제압하며, 팀 전체 사기가 고조됐다. 박영숙-김민희의 복식조는 매경기 승부처에서 지지 않는 경기력과 불꽃같은 파이팅으로 승부의 흐름을 바꿔놓았다. 팀플레이와 정신력, 절실함에서 대한항공을 앞섰다. 지난 여름 런던올림픽 직후 현정화 마사회 총감독이 미국 유학을 떠난 이후 팀을 이끌어온 박상준 코치의 온화한 리더십이 빛을 발했다. 그토록 원하던 정상에 올라 뜨겁게 환호했다.
안양=전영지 기자 sky4us@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