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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태환 생일, '여동생'손연재 깜짝선물 '감동'

전영지 기자

기사입력 2012-09-27 09:29



"태환오빠, 생일 축하해요."

27일 생일을 맞은 '마린보이' 박태환(23)에게 '요정' 손연재(17·세종고)가 깜짝 생일선물을 건넸다.

26일 오후 두 선수는 인천 송도 미추홀타워에서 진행된 스포츠브랜드 휠라의 다운점퍼 CF현장에서 만났다. SBS '런닝맨' 촬영 이후 오랜만에 만난 '남매'는 런던올림픽 자유형 400m에서 실격과 실격번복을 이겨내고 은메달을 목에 건 박태환, 런던올림픽 리듬체조 곤봉 종목에서 슈즈가 벗겨지는 아찔한 시련을 이겨내고 세계 5위에 오른 손연재의 감동 스토리를 CF속에 녹여냈다. 낯가림이 심한 두 선수는 지난해 초 LG전자 에어컨 휘센 CF에서 처음 만났다. 1년반이 지났다. 낯가림이 심했던 두 선수는 이제 제법 친해졌다. '오빠' 박태환은 촬영 틈틈이 '동생' 손연재를 배려했다. 힘든 기색을 보일 때마다 농담을 건네며 기운을 북돋웠다. 공통점이 많다. 개인종목 선수로서 외국에서 나홀로 훈련하며 흘린 남모를 눈물을 누구보다 깊이 이해한다. 동병상련이다.

시련을 이겨낸 두 스포츠스타가 푸른 하늘 배경으로 서로를 바라보는 엔딩신은 아름다웠다. 어색함 없이 서로를 바라봤다. 두 선수의 자연스런 연기 덕분에 촬영은 예정시간보다 빨리 끝났다.

개인분량 촬영을 먼저 마치고 돌아가는 '오빠' 박태환을 손연재가 불렀다. 다음날 생일을 맞는 박태환을 위해 깜짝 선물을 준비했다.

"태환오빠, 생일 축하해요." 박태환도 촬영 스태프도 예상치 못한 완벽한 '서프라이즈' 생일축하였다. 케이크와 선물을 수줍게 건네며 예의 그 깜찍한 미소를 지어보였다. 여동생의 깜짝 선물에 박태환이 기쁨을 감추지 못했다.

박태환은 인터뷰 때마다 "오빠로서, 선수로서 손연재가 안쓰럽다"고 한다. "어린 나이에, 여자애 혼자 러시아에서 하루 8시간씩 훈련하는 일이 정말 쉬운 일이 아니다. 모르는 사람은 쉽게 말하지만, 연재를 조금이라도 아는 사람이면 쉽게 말할 수가 없다. 연재는 내가 인정한다"고 했다. "어리지만 본받을 점이 많은 친구"라고 덧붙였다. "(장)미란이 누나가 나에게 그런 존재였듯이, 나도 연재에게 도움을 주고 싶다. 연재가 대한민국의 훌륭한 선수로 계속 성장할 수 있게 돕겠다"며 웃었다. "혼자 운동하다보면 짜증나고 속상할 때가 정말 많다. 부모님께도 친구에게도 말 못한다. 그럴 때 '동네오빠'처럼 편하게 이야기해주면 좋겠다"고 덧붙였다. 외롭고 힘든 길을 한발 앞서 걸어온 선배로서 '멘토'를 자청했다.

'요정'의 생일케이크를 손에 든 박태환이 촬영스태프를 향해 외쳤다. "감독님, 연재 좀 쉬게, 빨리 보내주세요. 연재야, 촬영하다 누가 힘들게 하면 오빠한테 전화해!" '힘센 오빠'의 든든한 농담에 카메라 앞으로 달려가던 '연재'가 뒤를 돌아보며 샐쭉 웃었다.
인천=전영지 기자 sky4us@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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