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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만능 엔터테이너' 세레나 윌리엄스, 네 번째 US오픈을 품다

김진회 기자

기사입력 2012-09-10 10:48


다섯 자매 중 막내인 세레나 윌리엄스(31·세계랭킹 4위)는 다섯 살 때부터 테니스 라켓을 잡았다. 9살 때 릭 맥키 코치를 만나 기량이 일취월장했다. 이듬해부터 주니어 투어 무대에서 천재성을 발휘했다. 46승3패를 기록, 랭킹 1위에 올랐다. 그런데 같은 해 테니스를 그만둬야 할 위기에 몰렸다. 인종차별이 이유였다. 부친 리차드 윌리엄스가 대회 기간 중 자매들을 비하하는 인종차별적 발언을 들은 것이다. 그래도 부친은 딸들의 꿈을 지켜줬다.

1995년, 윌리엄스는 13살의 어린 나이에 프로에 데뷔했다. 윌리엄스가 생애 첫 프로 우승을 맛본 것은 4년 뒤였다. 무대는 '오픈 가즈 데 프랑스'였다. 그 해, 메이저대회 첫 정상도 밟았다. US오픈이었다. 험난한 여정이었다. 모니카 셀레스, 린제이 데이븐포트, 마르티나 힝기스 등 당시 세계랭킹 1~4위를 달리는 선수들을 모두 꺾었다. 바야흐로 윌리엄스의 시대였다. 2002년 전성기를 구가했다. 프랑스오픈부터 윌블던, US오픈까지 4대 메이저대회 중 세 대회를 석권했다. 세계랭킹 1위도 차지했다. 그를 대적할 자는 언니 비너스 윌리엄스뿐이었다. 2003년 호주오픈 우승을 따내면서 커리어 그랜드슬램을 달성했던 윌리엄스에겐 2% 아쉬움이 있었다. 바로 올림픽 금메달이었다. 소원은 2012년 풀었다. 런던올림픽에서 여자 단식 금메달의 주인공이 됐다. '커리어 골든슬램'(한 해에 4개 메이저대회와 올림픽 금메달을 일궈내는 것을 뜻함. 한 해에 이것을 이루지 못하더라도 통산 성적에서 이를 달성한 )을 이룩한 순간이었다.

윌리엄스는 전형적인 베이스라인 플레이어다. 200km/h에 가까운 괴력 서브로 상대를 흔든다. 최고 서브 구속은 206.5km/h. 비너스 윌리엄스(207.6km/h)에 이어 2위를 달리고 있다. 이후 상대가 가까스로 넘기면 남성 못지않는 파워가 실린 포핸드와 백핸드 스트로크로 승부를 낸다. 공격적인 스타일이지만 밸런스를 유지한다. 네트 플레이도 잘 펼치는 것도 강점 중 하나다.

좌절의 순간도 있었다. 2004~2006년 무릎과 발목 부상으로 고생 좀 했다. 영원한 강자는 없었다. 마리아 샤라포바(러시아) 등 쟁쟁한 경쟁자들이 나타났다. 그럼에도 윌리엄스는 흔들림이 없었다. '메이저대회 여왕'의 모습을 유지했다. 10일(한국시각) 네 번째 US오픈을 품었다. 개인 통산 15번째 메이저대회 단식 우승의 기쁨을 누렸다.

윌리엄스는 코트 밖에서 '만능 엔터테이너'로 꼽힌다. 가장 먼저 코트 위를 걸어다니는 패션 모델로 불렸다. 2004년 US오픈에선 '패션의 혁명'을 선보였다. 패션회사 사장님이기도 한 윌리엄스는 스폰서인 나이키와 의상 디자인을 직접 상의해 주름잡힌 청치마와 핫팬츠 등 다양한 의상을 입고 코트에 들어섰다. 또 배꼽이 드러나는 탱크톱은 물론 배꼽에는 커다란 다이아몬드 장식물을 달았다. 2010년에는 네일아트 자격증까지 취득할 정도로 패션과 화장에 큰 관심을 보이고 있다.

성우로도 잠깐 활동했다. 2001년 풍자만화 '심슨네 가족들'을 비롯해 각종 만화에서 목소리 출연을 했다. 섹시한 몸매는 수영복으로 과시했다. 2003~2004년 미국 스포츠 일러스트레이티드 수영복호 표지 모델을 하기도 했다. 수많은 TV프로그램에 출연해 숨겨진 끼를 발산하기도 했다.

윌리엄스는 미국 프로미식축구 마이애미 돌핀스의 공동 구단주이기도 하다. 가수 제니퍼 로페스, 영화배우 마크 앤소니 등과 함께 마이애미에 투자하고 있다. 이밖에도 자선활동으로 많은 이들의 귀감이 되고 있다.

김진회 기자 manu35@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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