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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영상]'광화문 마비' 박태환 사인회 현장 어땠길래?

기사입력 2012-09-03 09:18 | 최종수정 2012-09-03 09:18


1일 오후 3시 서울 광화문 교보문고에서는 '마린보이' 박태환(23·SK텔레콤)의 사인회가 열렸다. 박태환의 자서전 '프리스타일 히어로'(중앙북스) 출간을 기념하는 사인회였다. 소녀팬 천여명이 운집했다. 아이돌을 능가하는 폭발적인 인기였다. '강심장' 박태환마저 "이렇게 팬들이 많이 몰린 적은 난생 처음"이라며 놀라운 표정을 감추지 못했다.

이날 사인회를 위해 전국의 소녀팬들이 새벽부터 '상경 전쟁'을 치렀다. 300명 선착순 사인회였다. 1번 번호표를 받은 팬은 경북 구미에서 서울행 버스에 몸을 실었다고 했다. 새벽 2시에 광화문에 도착해 12시간 가까이 줄을 섰다. 팬들은 "한숨도 못잤지만 박태환 선수를 보고나니 하나도 피곤하지 않다. 정말 행복하다"며 활짝 웃었다. 아깝게 301번을 뽑은 팬은 눈물까지 글썽였다. 한끗차로 사인을 받을 기회를 놓쳤다. 300~400번까지 대기번호를 받은 팬들을 위해 박태환이 일일이 손을 잡아주었다. 아쉬움을 달랬다.

수천명의 팬들은 먼발치에서 휴대폰을 치켜들었다. 박태환의 눈짓 하나, 미소 한번에 '꺅!' 소리를 지르며 자지러졌다. 그들식 표현으로 '수영돌(수영 아이돌)' '수영요정'이었다. 소녀팬들은 적극적이었다. '싸이는 강남스타일! 오빠는 프리스타일!'이라는 돌발 외침에 사인을 하던 박태환도 그만 웃음이 터졌다. '오빠 보려고 13년을 살았어요' '마이 팍(PARK)! 가슴 팍!' 등 센스 넘치는 플래카드를 번쩍 치켜올렸다. 얌전히 사인을 받는가 싶던 한 소녀팬은 '돌발 허그'를 시도했다. '여름소녀' 모자를 쓴 한 소녀팬은 '여름소년' 모자를 박태환에게 수줍게 건넸다. 빨간펜으로 박태환의 손등에 하트를 그려준 후 휘리릭 도망가는 깜찍한 팬, 박태환 앞에서 즉석밥 CF의 '허니춤'을 추는 용감한 팬도 있었다. 선물 공세도 이어졌다. 박태환이 좋아하는 빵, 런던올림픽 내내 입에 달고 지냈던 바나나 등 각종 먹거리는 물론, 향수, 화장품, 직접 그린 그림, 손글씨 등 정성 가득한 선물이 수십박스에 달했다.

박태환의 인기는 런던올림픽 이후 폭등했다. 베이징올림픽 금메달을 능가하는 인기다. 팬들은 메달색에 연연하지 않았다. 런던올림픽에서 실격과 실격번복의 소용돌이 속에 소중한 은메달 2개를 목에 건 박태환을 더욱 사랑하게 됐다. 현장의 소녀팬들은 "투혼의 레이스를 눈물 흘리며 지켜봤다. 정말 멋있었다"고 입을 모았다. 그저 '수영만 잘하는 선수'로 알았던 박태환이 보여준 불굴의 정신력, 뜨거운 눈물, 인간적인 면모에 열광하고 있었다. 은메달의 아쉬움은 전국민적인 사랑으로 채워졌다.
전영지 기자 sky4us@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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