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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멈춰버린 1초' 신아람, 코카콜라 체육대상 7월 MVP

박상경 기자

기사입력 2012-08-16 14:51 | 최종수정 2012-08-17 08:35


◇신아람이 지난달 30일(한국시각) 엑셀 런던 사우스 아레나에서 열린 브리타 하이네만과의 2012년 런던올림픽 펜싱 여자 에페 준결승전에서 석연찮은 판정 끝에 패한 뒤 피스트에 주저앉아 눈물을 흘리고 있다. 이 장면은 런던올림픽 폐막식 동영상에 삽입될 정도로 큰 반향을 불러 일으켰다. 런던=올림픽사진공동취재단j

금메달 고지가 눈앞이었다. 남은 시간은 불과 1초. 승리를 확신했다. 그러나 운명의 신은 가혹했다. 1초의 시간은 너무나 길었다. 세 번의 공격을 막아냈다. 그러나 네 번째 칼 끝이 몸에 닿는 순간, 심판은 상대의 승리를 선언했다.

신아람(26·계룡시청) 오심 사건은 2012년 런던올림픽의 핫이슈였다. 지난달 30일 엑셀 런던에서 열린 브리타 하이네만(독일)과의 런던올림픽 여자 에페 준결승전은 전 세계의 관심을 끌었다. 조사 결과 시간 계측원의 잘못으로 시계가 작동하지 않은 것으로 드러났으나, 판정은 번복되지 않았다. 1시간 동안 피스트에서 눈물을 흘린 신아람은 '단체전에서 불이익을 받을 수도 있다'는 국제펜싱연맹 관계자의 말을 듣고 끌려나오듯 퇴장해야 했다. 이후 대한체육회와 국제펜싱연맹이 추진한 특별상과 체육회의 무리한 '공동 은메달' 추진으로 뜻하지 않은 논란을 겪어야 했다. 혼란스런 상황에서도 마음을 가다듬었다. 한국 펜싱은 신아람의 눈물을 헛되이 하지 않았다. 금2은1동3이라는 사상 최고 성적을 올렸다. 신아람의 눈물로 뭉친 태극전사들의 투혼이었다. 신아람 자신도 여자 에페 단체전 은메달이라는 소중한 성과를 거뒀다. 눈물의 피스트는 감동의 장으로 바뀌었다.

온 국민에게 눈물과 감동을 선사했던 신아람이 스포츠조선이 제정하고 코카콜라가 후원하는 코카콜라 체육대상 7월 MVP로 선정됐다. MVP 트로피와 상금 100만원을 받는다. 신아람은 "저에게 이런 관심을 가져주셔서 정말 감사하다. 관심도 감사한데 좋은 의미로 주시는 상까지 받게 돼 영광"이라고 소감을 밝혔다. 단체전 은메달이라는 성과를 올렸음에도 여전히 오심이 아쉽다. "단체전에서 팀이 소중한 은메달을 따서 기쁘고 충분한 결과물을 얻었다고 생각하지만, 개인전도 기회가 있었는데 여전히 아쉽다." 그래도 자신의 눈물이 한국 펜싱 사상 최고의 성과로 귀결된 것은 다행스럽다는 입장이다. 그는 "노력한 만큼 결과가 돌아온 것"이라고 전제하면서 "오심 사건도 어느 정도 영향은 있었던 것 같다. 동료선수들이 공감했고 자신의 일처럼 여겼다. 오심을 극복하려면 실력으로 이기는 방법밖에 없다 생각하고 다같이 이를 악물었다"고 밝혔다.

런던올림픽은 신아람이라는 이름 석 자를 알린 계기가 됐다. 신아람은 "생갭다 더 많이 알아봐 주셔서 신기하다. 엄마가 인터뷰하는 걸 옆에서 구경하고 있을 때도 있다. 인터뷰 등 스케줄 때문에 하루에 1시간 밖에 자지 못했다"고 웃었다.
박상경 기자 ppark@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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