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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런던]'핫가이' 김지훈의 아름다운 도전

전영지 기자

기사입력 2012-08-08 02:01



'핫가이' 김지훈(28·서울시청)이 런던올림픽 남자철봉 결승에서 8위를 기록했다.

김지훈은 8일 새벽(한국시각) 영국 런던 노스그리니치 아레나에서 열린 남자체조 철봉 결승전서 15.133점(난도 7.1점, 실시 8.033점)으로 최하위에 그쳤다.

김지훈은 8명의 파이널리스트 가운데 가장 마지막 순서였다. 철봉 종목은 격전지였다. 세계랭킹 1위 에파이크 존덜란드가 난도 7.9의 우월한 연기를 펼치며 16.533점으로 금메달을 목에 걸었다. 독일의 파비안 함부첸이 16.400점으로 은메달, 중국의 주카이가 16.366점 박빙의 점수로 동메달을 목에 걸었다.

스물여덟, 한국대표팀의 주장으로 유종의 미를 꿈꾸며 출전한 김지훈으로서는 두고두고 아쉬운 경기였다. 조성동 대표팀 감독과 최영신 코치의 지도 아래 최선을 다해 준비했고, 유럽 관중들이 가득찬 포디움에서 외롭고 당당하게 연기했지만 착지에서 불안한 모습을 보이며 뜻을 이루지 못했다.

"금메달을 생각한 것 아니지만 최선을 다해 동메달까지도 생각은 했었다"며 아쉬움을 표했다. 런던행 직전 왼쪽 팔꿈치 부상으로 인해 충분한 기술훈련을 하지 못한 점이 뼈아팠다. "결승 8명에 들어간 것에 의미를 부여할 수는 있겠지만 선수라면 만족이란 게 있을 수 없다. 동메달을 땄어도 은메달과의 격차를 0,01점이라도 줄여야 한다. 만족이란 있을 수 없다"고 했다. "양학선 선수가 금메달을 따서 다행이긴 하지만, 저 개인적으로나 팀적으로는 부족한 점이 많은 대회였다"며 아쉬워 했다.


7일 남자철봉 결승 경기를 위해 입장하고 있는 김지훈(오른쪽)과 최영신 국가대표팀 코치
개인적인 아쉬움도 있다. 2006년 도하아시안게임 철봉에서 동메달, 광저우아시안게임 단체전 동메달, 코리아컵 고양국제체조 철봉 금메달 등 한국 체조를 앞장서서 이끌어온 백전노장이다. 스물여덟의 나이에 김승일 김수면 등 동료들과 양학선 김희훈 등 어린 후배들을 이끌고 고군분투했다. 체조에 젊음과 열정을 고스란히 바쳤다. 올림픽 결선에서 6위 내에 들었다면 연금점수 20점을 확보할 수 있었다. 단 1점이 모자랐다. 아마추어 선수들에게 삶의 질과 직결되는 연금점수는 매우 중요하다. 양학선의 금메달 직후 '훈남 코치'로 스타덤에 오른 최영신 남자대표팀 코치가 경기 직후 제자의 불운에 안타까움을 표했다. 한숨을 푹 내쉬었다. 아쉬움을 표하는 취재진을 향해 오히려 씩씩하게 답했다. "30점을 채우면 되죠." 올림픽 무대를 통해 부족한 점을 재확인했다. 앞으로 해야 할 일에 계획은 머릿속에 벌써 들어와 있다고 했다. '아름다운 남자' 김지훈의 런던올림픽 여정은 끝났다. 길이 끝난 곳에서 다시 길은 시작된다.
런던=전영지 기자 sky4us@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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