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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2년 런던올림픽 남자 사격에서 2관왕을 달성한 진종오(33·KT)가 또 다른 미래를 그렸다.
진종오는 먼저 함께 은메달을 따낸 후배 최영래(30·경기도청)에 대한 미안한 마음을 드러냈다. "결선이 진행되는 30분이 선수들에게는 억겁의 시간처럼 길고 힘든 시간이다. 마지막 사격을 할때는 10m 경기때처럼 후회없이 쏘자는 마음을 먹었다. 그래서 영래한테 미안한 결과가 나왔다. 영래한테 경기 전에 '열심히 하자 파이팅'이라고 얘기했는데 경기 중에는 '긴장하지 말고 잘해라'라고 얘기했다. 그리고 끝나고 나서는 '수고했다. 미안한다'고 말했다."
후배의 선전이 고마웠다. 한편으로는 후배의 성장에 위기를 느끼기도 했단다. 진종오는 "올림픽을 준비하면서 영래가 급부상했다. 내가 졌던 적도 있다. 이런 과정들을 보며 '혹시 이번이 내 마지막 올림픽이 아닐까'라는 생각이 들었다"고 솔직하게 털어놨다. 그러나 경쟁자의 존재는 자신을 채찍질하는 계기가 되기도 한다. 진종오는 최영래의 존재에 더 열심히 훈련을 했고 자만심을 경계할 수 있었다.
"올림픽이 끝나고 나니깐 사람이 참 간사하다. 다음 올림픽이 욕심난다. 당연히 브라질올림픽에도 가고 싶다."
혼자만의 올림픽은 아니라고 선을 그었다. "그동안 후배들에게 숨겨왔던 기술이 있는데 100%는 아니지만 이제 공개하고 알려주겠다. 그래서 한국 사격의 맥이 끊기지 않도록 후배들과 함께 하겠다."
진종오는 마지막으로 "올림픽이 있는 해에는 감독과 선수들이 많이 민감하다. 감독님들이 많은 고생을 했고 노력이 컸던 것 같다"며 스승에게 2관왕의 공을 돌렸다.
하성룡 기자 jackiechan@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