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사격에게 런던은 '행운의 땅'으로 기억될 것 같다.
'언성 히어로'도 나왔다. 국제무대에서 무명에 가까웠던 최영래(30·경기도청)는 진종오가 금메달을 딴 공기권총에서 은메달을 목에 걸었다. 아홉번째 발까지 진종오에 1.6점 앞서 있었던 최영래는 마지막 발에서 실수를 범하면서 정상의 자리를 놓쳤다. 그러나 선배 진종오와 함께 올림픽 시상대에 오르면서 감격의 눈물을 흘렸다. 대미는 김종현(27·창원시청)이 장식했다. 남자 50m 소총 3자세에서 막판 대역전극을 펼치면서 은메달을 차지했다. 2004년 아테네올림픽 남자 소총 금메달리스트 매튜 에몬스(미국)와 피말리는 접전 끝에 마지막 발에서 흔들림 없이 제 실력을 발휘하면서 승부를 뒤집었다.
1956년 멜버른올림픽 때 처음으로 사격 선수를 올림픽에 파견한 한국은 1992년 바르셀로나대회 때 이은철이 남자 소총복사에서, 여갑순이 공기소총에서 금메달을 거머쥐며 주목을 받았다. 이후는 암흑기였다. 결정적 순간마다 주저앉았다. 이런 와중에 한 줄기 빛이 비춰졌다. 2000년대 들어 한화그룹의 전폭적인 지원 속에 사격은 서서히 기지개를 켜기 시작했다. 효과는 2008년 베이징올림픽부터 나타났다. 진종오는 50m 권총에서 금메달을, 10m 공기권총에서도 은메달을 품에 안았다. 2010년 광저우아시안게임에서는 금메달 13개, 은메달 5개, 동메달 6개를 따내며 아시안게임 단일종목 사상 최다 메달의 쾌거를 이뤄냈다. 여세를 몰아 나선 런던올림픽에서 한국 사격의 르네상스를 알리기에 이르렀다.
박상경 기자 ppark@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