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난도 7.4, 자신과의 싸움
양학선은 한국체조의 숙원인 올림픽 금메달의 꿈을 가슴에 품고 달린다. 박종훈(1988년 서울올림픽 동메달), 유옥렬(1992년 바르셀로나 동메달), 여홍철(1996년 애틀란타 은메달) 등 이 종목의 걸출한 선배들도 차마 이루지 못한 꿈이다. 2010년 광저우아시안게임 금메달, 2011년 도쿄세계선수권 금메달로 예열을 마쳤다. 그리고 드디어 꿈의 런던올림픽 포디움에 선다.
괜찮다, 부담감을 떨쳐라
양학선은 어지간한 일에 떨지 않는다. 자신의 의견을 분명히 표현하고, 관심을 즐길 줄 아는 신세대다. 지난해 세계선수권 당시에도 포디움 리허설 중 카메라를 향해 반갑게 손을 흔드는 배짱을 보여줬었다. 비인기 종목 체조를 향한 미디어의 관심에도 내심 신명이 났었다. 그랬던 그가 런던 입성후 악몽에 시달렸다. 핫핑크색 포디움 적응에 애를 먹었다. "금메달을 놓치고 동료들과 사람들이 나를 외면하는 꿈을 꿨다"고 했다. 체조계 안팎의 기대가 커지면서 나도 모르게 부담감이 커졌다.
7월초 태릉에서의 마지막 평가전에서 최고의 감각으로 '양1'을 완벽하게 구사했다. 양학선이 말하는 체조는 '감'이다. 최근 들어 흔들렸던 '감'을 되찾아가고 있다. 결국 당일 컨디션이 메달의 색깔을 좌우할 것으로 보인다. 그간의 준비과정은 완벽했다. 런던올림픽 1차 시기에서 난도 7.4의 '양 1' 으로 기선을 제압하고, 2차 시기에서 고등학교 때 이미 마스터한 '스카라 트리플(손짚고 옆돌아 몸을 펴고 세 바퀴 비틀기, 난도 7.0)'로 안정적인 승부수를 띄운다는 전략이다. '나비처럼 날아 벌처럼 꽂아내는 일'을 머릿속으로 생각하고 또 생각한다. 착지를 꽂아내는 순간 메달 색깔은 정해진다.
런던=전영지 기자 sky4us@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