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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시밭길은 어느 정도 예상됐다. 하지만 예상보다 흐름이 빠르다.
세르비아와 덴마크 두 팀 모두 2009년 마지막 관문을 지키고 있던 스페인과 비슷한 경기력을 보여주고 있다. 유럽팀 특유의 장신과 힘을 앞세운 플레이를 펼친다. 그러나 속공과 측면돌파에서는 약점을 보인다. 상대 중거리슛을 잘 막아내면서 미들속공으로 활로를 만들어 갈 필요가 있다. 장기인 피봇 플레이는 윙과 센터백에게 활로를 만들어 주는 위장전술로 활용할 만하다.
공격 자원은 충분하다. 스피드와 슈팅력이 좋은 센터백 정의경(27)과 경험많은 베테랑 레프트백 이재우(33·이상 두산), 순간 돌파에서 장점을 보여주고 있는 엄효원(26·상무)을 잘 활용해야 한다. 피봇 박중규(29·두산)의 역할도 중요하다. '월드스타' 윤경신(39)과 백전노장 백원철(35·웰컴론코로사)의 경험은 유럽팀을 상대하는 한국에 소중한 자산이다. 충분히 승부를 걸어 볼 만한 라인업이다.
'아시아 최강팀'의 자존심은 런던에 도착하는 순간 내려 놓았다. 도전자의 자세로 나선 런던올림픽이다. 배울 점은 배워야 한다. 하지만 마지막까지 물러서지 않는 한국 특유의 끈질긴 경기력을 발휘해야 한다. '우생순 기적'을 만들어 낸 여자 핸드볼의 투혼은 남자 핸드볼에서도 충분히 볼 수 있다. 이제부터가 시작이다.
박상경 기자 ppark@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