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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상은 해고, 김민석 부진' KGC인삼공사 에이스의 몰락 '착잡'

전영지 기자

기사입력 2012-01-08 12:37


◇KGC인삼공사 김민석  사진 제공=안성호 월간탁구 기자

"김민석이 9위야?" 유승민(30·삼성생명)과 함께 마지막 1장의 런던올림픽행 티켓을 다툴 '차세대 1순위 후보' 김민석(20·KGC인삼공사)의 부진에 현장은 술렁였다.

새해 벽두 갑작스런 오상은(35) 해고 사태가 결국 '한솥밥 에이스' 김민석의 추락으로 이어졌다. 우려가 현실이 됐다.

8일 제천실내체육관에서 펼쳐진 탁구국가대표 상비군선발전 마지막날 김민석이 고개를 떨궜다. 10승8패의 성적으로 전체 9위에 올랐다. 성적순 선발조건인 8위 안에 이름을 올리지 못했다. 태극마크를 다시 달기 위해서는 '자력'이 아닌 유남규 남자대표팀 전임감독의 추천전형(2명)을 기대할 수밖에 없게 됐다.

탁구인들이 한목소리로 '한국탁구의 미래'라고 손꼽아온 김민석이다. 유남규 감독이 "2014년 아시안게임에서 만리장성을 넘을 수 있는 병기"로 절대 신뢰를 표해온 천재형 선수다. 지난해 5월 로테르담세계선수권 대회에서 정영식(20·대우증권)과 함께 남자복식 3위에 오르며 세계무대에서의 가능성을 입증했다. 지난해 5월 KRA컵 SBS최강전, 6월 전국남녀종별선수권, 8월 대통령기 남자단식에서 잇달아 우승한 명실상부 차세대 최고 에이스다. 지난해말 전국남녀종합선수권에서도 선배 오상은과 함께 단식 결승에서 우승을 다퉜고, 남자복식, 혼합복식, 단체전에서 KGC인삼공사가 4관왕에 오르는 데 혁혁한 공을 세웠다.

12월 말 오상은 해고 사태 이후 충격에 휩싸인 KGC인삼공사 선수단은 훈련도 제대로 하지 못한 채로 선발전에 나섰다. 하루아침에 감독과 코치를 잃은 인삼공사의 '막내' 김민석은 흔들렸다. 형처럼 의지했던 이상준 코치 해고에 대한 충격과 상처가 컸다. 선발전 벤치에 고참 선수들이 앉았지만 변변한 작전 지시도 없었다. 5일간 계속된 대표선발 리그전에서 집중력을 발휘하지 못했다. 몸도 마음도 황폐해졌다. 초반 안정적인 경기를 펼쳐갔지만, 7일 넷째날 4경기에서 4연패를 기록하며 최악의 경기력을 선보이더니, 8일 마지막 경기에서 상승세의 왼손전형 서정화(20·대우증권)에게 1대3으로 패하며 18명의 출전선수 중 9위를 확정했다. 런던올림픽의 해, 소속팀의 내홍이 결국 최악의 성적을 불렀다. 오상은, 김민석 '한국 탁구 에이스'들이 흔들리며 소속팀뿐 아니라 대표팀 경쟁력 손실로까지 이어지게 됐다.

현장에서 만난 고수배 KGC인삼공사 신임감독은 "내일(9일) 단장님과의 미팅을 통해 팀 분위기를 조속히 추스를 예정"이라고 밝혔다. 코칭스태프에 대한 일방적인 해고와 관련, 선수들이 지지하는 이상준 코치의 유임 가능성도 긍정적으로 내비쳤다. "이 코치와는 학교 선후배 사이로 친하다. 단장님과 회의를 거쳐 선수들에게 가장 도움이 되는 원만한 해결 방법을 모색할 테니 지켜봐달라"고 했다.

한편 김민석이 주춤한 새 차세대 라이벌 군단은 흔들림없이 선전했다. '김민석의 세계선수권 복식 파트너' 정영식(20·대우증권)은 김택수 감독의 애정어린 지도 속에 17승1패의 호성적으로 당당히 1위에 올랐다. 선발전 1위에게 주어지는 3월 독일 도르트문트 세계선수권 티켓을 거머쥐며 활짝 웃었다. 이상수(22·삼성생명)는 14승4패로 3위, 서현덕(21·삼성생명)은 13승5패로 4위, 무난히 태극마크를 다시 달게 됐다. 어깨부상을 참고 출전을 강행한 '백전노장' 유승민 역시 12승6패로 5위에 오르며 런던올림픽 티켓을 향한 순항을 시작했다.
제천=전영지 기자 sky4us@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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