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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학교체육이희망이다]신세계 희망스포츠클럽,전주에 희망 심다

기사입력 2011-12-19 13:40 | 최종수정 2011-12-19 14:36

전주학교체육
◇저소득층 아동들의 방과후 신체 활동을 지원하는 신세계 '희망스포츠 클럽'이 출범 2년만에 '전국구'로 확산됐다. 14일 전주 세이브더칠드런 새움지역아동센터에서 조정화 신세계 기업윤리 사무국 과장(왼쪽줄 끝에서 두번째)과 이신미 초록우산 어린이재단 사회복지사(왼쪽줄 끝에서 세번째)가 어린이들과 마주 앉아 공놀이를 하며 환한 미소를 짓고 있다.  전주=김재현 기자 basser@sportschosun.com

지난 14일 오후 4시, 전주시 인후동에 위치한 세이브더칠드런 새움지역아동센터, 학교 수업을 마치고 온 초등학교 1~3학년 아이들이 14명이 옹기종기 모여들었다. 교실 앞쪽에 알록달록한 색깔의 스포츠 교구를 늘어놓은 최정현 선생님(스포츠 강사)이 아이들에게 초록색, 오렌지색 조끼를 나눠준다. 눈가에 장난기가 잘잘 흐르는 개구쟁이 정훈이(10·가명)가 한사코 점퍼를 벗지 않겠다고 고집을 피웠다. "점퍼 위에 조끼를 입으면 불편해서 안돼." "괜찮아요. 춥단 말이에요." "뛰면 금세 더워질 거야." 선생님과 한참을 실랑이하던 정훈이가 점퍼를 벗자 앙상한 팔이 드러났다. "반팔이란 말이에요." 한겨울 반팔 차림에 놀란 선생님이 얼른 다시 점퍼를 입혔다.

첫 게임은 2명씩 짝을 이룬 몸풀기 가위바위보다. 가위바위보를 해서 진 쪽은 '신체활동' 벌칙을 수행해야 한다. '뜀뛰기 10번' '팔굽혀펴기 10번' '앉았다 일어나기 10번' 식이다. 몸이 풀린 아이들에게 컬러볼을 나눠준다. 벽 보고 튕기기, 서로 마주보고 튕기기, 조별로 둥글게 앉아 떨어뜨리지 않고 공 돌리기… 다양한 공놀이 프로그램을 즐기는 아이들의 얼굴에 웃음이 가득했다.

신세계가 지난해 8월부터 저소득층 어린이들의 방과후 활동을 지원하는 '희망 스포츠클럽'이 전주까지 퍼져나갔다. 2010년 성남 중탑 사회복지관, 광명 하안 사회복지관, 서울 마천사회복지관을 시작으로 올해 6월 천안, 충주 지역 3개 아동복지시설로 지원을 확대했다. 수도권, 충청권에서의 성공적인 활동을 바탕으로 올 하반기에는 전주새움지역아동센터를 비롯 전주사회복지관, 아이들천국지역아동센터 등 전라도 지역까지 지원 규모를 확대하게 됐다. 출범 2년도 채 되지 않아 전국 총 9개 기관 360여 아동이 '희망스포츠클럽'의 '초록우산' 안에 들어오게 됐다.

'희망 스포츠클럽'은 가정형편이 어려운 초등학생들의 기초 체력 향상은 물론 정서적 안정, 자신감 향상, 긍정적 사회성 형성을 돕기 위한 체계적인 스포츠 교육 프로그램을 제공한다. 프로그램의 목적은 단순한 '운동 기능'이 아니라 '재미'와 '참여'다. 누구나 쉽게 즐길 수 있는 놀이 형식의 프로그램은 아이들의 자발적인 참여와 긍정적인 에너지를 이끌어낸다. 주 1회, 1시간씩 12개월에 걸쳐 일체의 비용 부담 없이 유니폼과 교구를 지원하고 있다. 미국 체육교육 전문 브랜드 스포타임의 모기업인 위피크과 제휴, 전문 강사 인력과 교구, 프로그램을 제공받는 한편, 어린이 복지 분야에 전문적인 노하우를 지닌 초록우산 어린이재단으로부터 자문을 받고 있다.

'희망스포츠 클럽'은 2006년부터 초록우산 어린이재단과 협약을 통해 진행중인 저소득 아동 지원 프로그램 '희망배달 캠페인'의 일환이다. 모든 비용은 신세계 2만2000여명 임직원들의 '착한 돈'으로 충당된다. 임직원들은 한구좌당 2000원부터 기부 금액을 결정한다. 매칭그랜트 방식(임직원기부액만큼 회사가 후원금을 내는 제도)으로 조성된 기금이 2011년 11월 기준 180억원을 넘어섰다.

조정화 신세계 기업윤리사무국 과장은 현장에서 해맑은 얼굴로 아이들과 공놀이를 즐겼다. "'돈,돈'하며 일만 하다 희망스포츠 클럽 기획에 합류하게 됐다. 악마에서 천사가 된 기분이다. 행복하다"라며 환하게 웃었다. "강원도, 경상도, 제주도까지 '희망'을 넓혀나갈 계획"이라고 했다. 새움지역아동센터의 장화정 복지사는 "아이들이 그 어떤 수업보다 희망스포츠 클럽 시간을 기다린다. 건강한 체육 활동을 위해 건전한 교구, 유니폼, 강사까지 지원해주시니 우리에겐 정말 산타클로스와도 같다"며 고마움을 표했다.

전주학교체육
◇전주 세이브더칠드런 새움지역아동센터에서 진행된 신세계 희망스포츠 클럽 프로그램 . 초등학교 1~3학년 어린이들이 즐거운 표정으로 볼링을 즐기고 있다.  전주=김재현 기자 basser@sportschosun.com
이날 마지막 수업은 볼링이었다. 부드럽고 안전한 재질의 볼링 교구에 아이들은 열광했다. 3개 조로 나뉘어 볼링 배틀을 펼쳤다. 2개의 볼링핀을 세워놓고 가장 많은 핀을 쓰러뜨린 팀이 승리하는 방식이다. 수업시간 내내 까불대던 정훈이가 눈을 반짝반짝 빛냈다. "스트라이크!" 땀이 줄줄 흐를 만큼 신나게 뛰어다니던 정훈이는 어느새 점퍼를 벗어던졌다. 땀 흘린 후의 반팔은 하나도 어색하지 않았다.
전주=전영지 기자 sky4us@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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