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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재혁, 세계기록 도전 실패했지만 희망을 들었다

하성룡 기자

기사입력 2011-11-11 09:29


사재혁. 스포츠조선DB

한국 남자 역도의 간판 사재혁(26·강원도청)이 금메달과 세계기록 경신을 놓쳤다. 하지만 2012년 런던올림픽 금메달에 대한 희망을 들어올렸다.

사재혁은 11일(한국시각) 프랑스 파리에서 열린 2011년 세계역도선수권대회 남자 77kg급에서 인상 157kg, 용상 203kg, 합계 360kg을 들어올려 용상과 합계에서 3위에 올랐다. 용상에서 분전을 했지만 인상에서 5위로 처지며 기대했던 금메달을 따내지 못했다. 중국의 뤼샤오진(27)은 인상 170kg, 용상 205kg, 합계 375kg을 기록해 인상과 합계에서 두 개의 금메달을 목에 걸었다. 용상 금메달은 203kg을 들어올린 중국의 수다진(25)에게 돌아갔다.

사재혁은 이번 대회에서 세계무대 화려한 복귀를 꿈꿨다. 금메달과 동시에 세계기록 경신을 목표로 삼았다. 하지만 인상 1차시기부터 주춤했다. 자신의 기록보다 한참 가벼운 157kg에 실패하며 전략에 차질을 빚은 것. 같은 중량으로 도전한 2차시기에 성공한 뒤 3차시기에서 지난달 전국체전에서 자신이 세운 한국기록 165kg에 도전했지만 성공하지 못했다. 상대적으로 강한 용상에서도 3차시기에서 세계기록인 211kg에 도전했지만 들어올리지 못하며 203kg의 기록으로 대회를 마쳤다. 세계기록의 꿈도 물거품이 됐다. 하지만 어깨 부상으로 인한 오랜 공백을 털고 나선 첫 세계 무대에서 메달권에 진입하며 런던올림픽 금메달 전망을 밝게 했다.

2008년 베이징올림픽 남자 역도 77kg에서 금메달을 따며 간판 스타로 떠오른 사재혁은 지난해 5월 전국선수권대회 용상에서 211kg을 들어 비공인 세계신기록을 세웠다. 정점이었다. 그런데 갑자기 자취를 감췄다. 세계 1인자라는 자만심에 훈련을 소홀히 한 결과 왼쪽 어깨 힘줄이 끊어지는 부상을 했다. 핀을 박는 접합 수술을 했지만 회복은 더뎠다. 좌절감도 심했다. 결국 은퇴를 결심하고 태릉선수촌을 벗어나 방황했다. 술로 허송세월을 보냈다. 하지만 평생 바벨만 들었던 그가 돌아올 곳은 스테이지 뿐.

3개월을 쉰 뒤 1개월만에 다시 도전한 무대에서 그는 자신의 기록에 11kg 모자르는 좋은 성적을 냈다. 기대 이상이었다. 희망을 봤다. 초심으로 돌아간 그는 다시 이를 악 물었다. 세계선수권대회와 런던올림픽만을 생각했다. 세계무대 첫 복귀전인 세계선수권대회에서는 3위에 올랐다. 기대했던 성적은 아니지만 올림픽에 대한 기대감을 품기에는 충분했다. 정상급 기량이 확인됐다. 런던을 향한 도전은 이제 다시 시작됐다.


하성룡 기자 jackiechan@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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