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셔틀콕 전설 김동문, 이용대-정재성에 도전장?

최만식 기자

기사입력 2011-11-08 15:00 | 최종수정 2011-11-08 15:00


김동문-하태권, 이용대-정재성이 6일 원광대 총장배 전북교직원 배드민턴 대회에 참가해 즐거운 시간을 보내고 있다. 사진제공=원광대


남자 배드민턴의 전설 김동문(36)이 세계 최강의 남자복식 후배 이용대(23)-정재성(29·이상 삼성전기)에게 이색 도전장을 던졌다.

이른바 신-구 빅매치다. 김동문은 죽마고우 하태권(삼성전기 코치)과 함께 2004년 아테네올림픽 남자복식 금메달을 따는 등 1990년 후반부터 2005년까지 남자복식을 호령했다.

김동문-하태권의 대를 이어 2012년 런던올림픽 금메달을 노리고 있는 현역 최강이 이용대-정재성이다. 이용대-정재성은 최근 국제대회에서 3회 연속으로 중국을 격파하고 우승을 차지하며 올림픽 금메달 전망을 한껏 올려놓은 상태다.

김동문이 혈기왕성한 후배들과 "제대로 한번 붙어봤으면 좋겠다"고 제안한 것은 일단 한 번 '간'을 봤기 때문이다.

지난 6일 전북 익산 원광대 문화체육관에서 김동문-하태권조와 이용대-정재성조가 시범경기를 치렀다. 이벤트성 비공식 경기이기는 하지만 세대가 달랐던 이들이 서로 맞붙은 것은 처음이었다.

이날 이벤트는 원광대가 김동문-하태권의 올림픽 제패를 기념하기 위해 창설한 '제1회 원광대학교 총장배 전북교직원배드민턴 대회'를 축하하기 위해 마련된 것이었다.

김동문 하태권 정재성이 원광대 출신이어서 지역 배드민턴 애호가들 사이에서는 비상한 관심을 끌었다. 결과는 의외였다.


1세트로 펼친 시범경기에서 김동문-하태권조가 19-21로 패했다. 은퇴한 지 6년째 접어든 노장들이 현역에서 세계를 호령하는 새파란 후배들에게 크게 밀리지 않았다는 게 놀라운 것이다.

김동문은 2005년 혼합복식 파트너였던 라경민과 결혼한 뒤 캐나다 유학생활을 하면서 캐나다대표팀 코치로 일했고, 하태권은 삼성전기와 대표팀에서 코치를 맡아온 터라 감각을 여전히 유지하고 있었던 것이다.

김동문은 "막상 후배들과 붙어보니 크게 크게 열세라는 생각은 들지 않았다"면서 "이번엔 이벤트 경기로 끝냈는데 언제 기회가 되면 정식으로 다시 붙어봤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내년에 국내에서 굵직한 대회가 열릴 때 개막 전 시범경기로 판을 벌여보는 것도 좋다는 게 김동문의 생각이다. 신-구 스타들의 화제 대결을 통한 팬 서비스로 배드민턴에 대한 관심과 흥미도 높일 수 있다는 취지에서다.

그렇다면 현역 최고의 스타 이용대는 어떤 반응을 보였을까. 이용대는 "파워는 모르겠지만 두 선배들의 노련미와 기량은 여전했다"면서 "젊은 우리들에게 전혀 밀리지 않는 명불허전의 향기가 느껴졌다"고 엄지손가락을 들어보였다.

이어 "팬 서비스용 이벤트라서 김동문-하태권 코치님이 살살 하는 것 같아서 우리도 살살 했다"는 익살도 빼놓지 않았다. 선배 예우 차원에서 봐주기 없이 제대로 붙었다면 점수 차가 더 벌어졌을 것이라는 뜻을 암시하는 듯 했다.

그러면서 "내년에 제대로 다시 붙어볼 생각이 있느냐"는 질문에 대해서는 "대회 출전하느라 스케줄이 바빠서…"라며 살짝 꼬리를 내렸다.
최만식 기자 cms@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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