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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에는 적수가 없었다. '한국 여자역도의 간판' 장미란(29·고양시청)이 8일 경기도 고양시 킨텍스에서 열린 제92회 전국체전 역도 여자 일반부 최중량급(77kg 이상)에서 합계 275kg(인상 125kg, 용상 150kg)으로 9년 연속 대회 3관왕에 올랐다. 그동안 전국체전에서 받은 금메달 수만 총 35개.
그렇다면 장미란이 세계선수권대회 출전을 고심하고 있는 이유는 무엇일까. 몸 상태가 정상이 아니다. 골반 부상과 체중감량으로 인해 컨디션 조절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 좋지 않은 컨디션으로 세계선수권대회에 출전했다가 2008년 베이징올림픽 금메달리스트의 자존심이 무너질 수 있다. 내년 런던올림픽 이후 은퇴를 고심하고 있는 만큼 올림픽에 전력을 쏟아 붙겠다는 판단이기도 하다.
하지만 장미란을 불참 결정을 쉽게 내리지 못하는 것은 한국 역도의 간판으로서의 책임감 때문이다. 올림픽 출전권을 획득하기 위해서는 올림픽을 앞둔 두 해의 세계선수권대회 성적이 중요하다. 국제역도연맹(IWF)은 개별 선수의 순위에 따라 소속 국가에 차등을 줘 점 점수를 주고 이를 합산, 등급을 매겨 국가별 올림픽 출전 쿼터를 결정한다. 최상위 등급인 A급 출전국의 경우 남자부는 8체급에서 6장, 여자부는 7체급에서 4장까지 배당받을 수 있다. 때문에 세계 정상의 실력을 갖춘 장미란이 출전한다면 한국의 최다 쿼터 확보에 힘을 보탤 수 있다. 후배들의 런던행을 도와주기 위해 세계선수권 출전을 쉽게 포기하지도 못하는 상황.
장미란을 비롯한 10명의 선수들은 9일 태릉선수촌에 입촌, 세계선수권을 위한 담금질에 들어갔다. 장미란으로서는 연맹과 코칭스태프의 결정을 기다리고 있다.
하성룡 기자 jackiechan@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