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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8일 오전 대구 중앙로는 '대~한민국'이라는 구호로 가득찼다. 남자 20㎞ 경보에 출전한 김현섭이 2㎞를 남기고 일본의 스즈키 유스케를 막 제치던 순간이었다. 도로 펜스옆에 붙어있던 팬들은 '대~한민국'을 외쳐댔다. 김현섭은 6위를 차지했다. 이번대회 한국 육상대표팀 첫 톱10 진입이었다.
희망이 전혀 없는 것은 아니다. 반전을 노려볼 종목이 3개 남아있다. 남자 멀리뛰기와 세단뛰기에 나서는 김덕현(26·광주광역시청)이 선봉에 서있다. 멀리뛰기에서 8m20, 세단뛰기에서는 17m10의 한국기록을 가지고 있다. 주종목은 세단뛰기다. 2010년 광저우아시안게임 세단뛰기에서 금메달을 땄다. 5월 열린 대구국제육상경기대회에서는 16m99로 우승했다. 몸상태가 좋다. 훈련 중에는 17m50 이상도 뛰었다. 17m50은 올 시즌 6위권에 해당하는 기록이다. 상황에 따라서는 메달도 가능하다. 9월 2일 오전 예선에 나선다. 결선은 대회 마지막날인 9월 4일 저녁이다.
남자 400m 계주 역시 이변을 노려봄직하다. 대한육상경기연맹은 남자 400m 계주를 전략종목으로 집중육성했다. 여호수아(24·인천시청) 조규원(20·구미시청) 김국영(20·안양시청) 임희남(27·광주광역시청) 순으로 달리게 된다. 선수 개개인의 역량은 다른 팀에 비해 떨어진다. 하지만 400m 계주는 '바통터치'가 관건이다. 실수가 있으면 바로 탈락이다. 2008년 베이징올림픽 남자 400m 계주 준결선에서 미국은 바통을 놓치면서 탈락했다. 반면 일본은 같은 대회에서 물흐르는듯한 바통터치를 보여주며 동메달을 목에 걸었다. 한국도 바통터치에 매달렸다. 5월 중국에서 열린 아시아그랑프리에서 이들 계주팀은 39초04를 기록해 23년만에 한국신기록을 세웠다. 38초대만 진입한다면 결선진출도 노려볼 수 있다. 남자 400m계주는 9월4일 밤에 열린다.
남자 마라톤도 있다. 9월 4일 오전에 열린다. 간판스타 지영준(30·코오롱)이 부상으로 대회에 참가하지 못하지만 신예 정진혁(21·건국대)이 있다. 정진혁은 3월 서울국제마라톤에서 2시간9분28초를 기록했다. 또 선수들간의 기록차이가 크지 않아 각나라별 상위 3명의 선수 성적을 합산하는 단체전(번외경기)에서 좋은 성적을 기대하고 있다.
대구=이 건 기자 bbadagun@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