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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구육상]한국육상 28년 노메달의 한을 풀 것인가

노주환 기자

기사입력 2011-08-26 12:21 | 최종수정 2011-08-26 12:21


◇훈련 중인 김덕현. 태릉=노주환 기자

◇훈련하고 있는 김현섭 박칠성 변영준(왼쪽부터). 스포츠조선 DB

'몬주익의 영웅' 황영조는 세계육상선수권과 유독 인연이 없었다. 92년 바르셀로나올림픽 우승 이후 다리 수술로 93년 슈투트가르트세계육상선수권대회에 불참했다. 94년 히로시마아시안게임에서 챔피언이 된 후 다시 수술대에 올라 95년 예테보리세계선수권에 나갈 수 없었다. '국민 마라토너' 이봉주도 3차례 세계선수권에 도전했지만 최고 성적은 11위(2003년 파리)에 머물렀다. 가장 경쟁력이 있었던 마라톤이 이 정도였으니 다른 트랙과 필드는 더 말할 필요도 없었다.

한국육상은 83년 제1회 헬싱키대회부터 세계육상선수권의 문을 두드렸다. 이번 대구세계육상선수권대회 이전 12번의 대회에 계속 출전했다. 28년을 기다렸다. 하지만 한국은 단 하나의 메달도 목에 걸지 못했다. 남자 마라톤의 김재룡이 93년 대회에서 4위를 한 것이 최고 성적이다.

트랙 종목은 결선 문턱에도 가보지 못했다. 그나마 필드에서 남자 높이뛰기의 이진택이 99년 대회(6위), 97년 대회(8위)에서 메달에 가장 근접했다. 여자 투포환의 이명선은 99년 대회에서 10위를 했다. 남자 세단뛰기의 김덕현은 4년전 오사카대회에서 9위를 했다.

한국은 이번 대회에 60명의 태극전사를 내세웠다. 잡은 목표는 10개 종목에서 10명의 결선 진출자를 내겠다는 '10-10'이다. 가능성이 희박하기 때문에 메달을 목표로 잡지도 못했다. 한국보다 육상 수준이 높은 일본은 자국에서 열린 2007년 대회에서 동메달 1개(여자 마라톤, 토사 레이코)에 그쳤다. 그 만큼 동양인에게 세계육상선수권의 벽은 높다. 아시안게임 육상에서 메달을 쓸어담는 중국도 류시앙(남자 110m허들)과 여자 마라톤 이외 종목에서 메달을 기대하기 어렵다.

그렇다고 붙어 보지도 않고 고개를 숙일 필요는 없다. 개최국으로서 최선을 다하는 모습을 보여주어야 된다. 또 이번 대회가 끝이 아닌 시작으로 생각하면 훨씬 마음 편하게 자신의 기록을 갈아치울 수 있다. 물론 메달권에 갈 기록을 당장 낼 가능성은 매우 낮다. 육상은 축구나 야구 처럼 심판이 개입할 수 있는 영역이 적다. 그래서 기적 같은 일이 벌어지지 않을 경우 당초 자신의 기록과 크게 벗어나지 않는다.

가장 기대를 걸어볼만한 선수는 남자 멀리뛰기와 세단뛰기 두 종목에 출전하는 김덕현(광주광역시청), 남자 경보 20km에 출전하는 김현섭(삼성전자)이다. 김현섭은 최근 미국 육상 전문지 트랙 앤드 필드의 전 종목 톱10 예상에서 유일하게 한국 선수(60명) 중에 꼽혔다. 경보 20km에서 9위로 예상됐다. 김덕현은 세단뛰기에서 올해 시즌 랭킹 28위(16m99)다. 예상 메달권과 50cm 정도 차이가 있지만 익숙한 대구스타디움의 이점을 살린다면 메달권에 육박할 수 있다. 또 남자 마라톤 단체전(5명 중 상위 성적 3명의 기록을 합산해 순위 매김) 메달도 노려볼 만하다. 오사카대회에선 한국은 기대치 않았던 남자 단체전 은메달(공식 메달 집계에서 제외)을 땄다.

27일 대회 첫 날, 태극전사들은 여자 마라톤(정윤희 최보라 박정숙 이숙정 김성은)과 남자 10종(김건우, 이틀 동안 열림), 남자 장대높이뛰기 예선(김유석) 여자 멀리뛰기 예선(정순옥) 남자 100m 자격예선(김국영), 남자 해머던지기 예선(이윤철)에 도전한다. 28일에는 김현섭 등이 남자 경보 20km에 출전한다. 노주환 기자 nogoon@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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