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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몬주익의 영웅' 황영조는 세계육상선수권과 유독 인연이 없었다. 92년 바르셀로나올림픽 우승 이후 다리 수술로 93년 슈투트가르트세계육상선수권대회에 불참했다. 94년 히로시마아시안게임에서 챔피언이 된 후 다시 수술대에 올라 95년 예테보리세계선수권에 나갈 수 없었다. '국민 마라토너' 이봉주도 3차례 세계선수권에 도전했지만 최고 성적은 11위(2003년 파리)에 머물렀다. 가장 경쟁력이 있었던 마라톤이 이 정도였으니 다른 트랙과 필드는 더 말할 필요도 없었다.
한국은 이번 대회에 60명의 태극전사를 내세웠다. 잡은 목표는 10개 종목에서 10명의 결선 진출자를 내겠다는 '10-10'이다. 가능성이 희박하기 때문에 메달을 목표로 잡지도 못했다. 한국보다 육상 수준이 높은 일본은 자국에서 열린 2007년 대회에서 동메달 1개(여자 마라톤, 토사 레이코)에 그쳤다. 그 만큼 동양인에게 세계육상선수권의 벽은 높다. 아시안게임 육상에서 메달을 쓸어담는 중국도 류시앙(남자 110m허들)과 여자 마라톤 이외 종목에서 메달을 기대하기 어렵다.
그렇다고 붙어 보지도 않고 고개를 숙일 필요는 없다. 개최국으로서 최선을 다하는 모습을 보여주어야 된다. 또 이번 대회가 끝이 아닌 시작으로 생각하면 훨씬 마음 편하게 자신의 기록을 갈아치울 수 있다. 물론 메달권에 갈 기록을 당장 낼 가능성은 매우 낮다. 육상은 축구나 야구 처럼 심판이 개입할 수 있는 영역이 적다. 그래서 기적 같은 일이 벌어지지 않을 경우 당초 자신의 기록과 크게 벗어나지 않는다.
27일 대회 첫 날, 태극전사들은 여자 마라톤(정윤희 최보라 박정숙 이숙정 김성은)과 남자 10종(김건우, 이틀 동안 열림), 남자 장대높이뛰기 예선(김유석) 여자 멀리뛰기 예선(정순옥) 남자 100m 자격예선(김국영), 남자 해머던지기 예선(이윤철)에 도전한다. 28일에는 김현섭 등이 남자 경보 20km에 출전한다. 노주환 기자 nogoon@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