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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 여자 멀리뛰기의 간판 정순옥(28·안동시청)에게 2009년과 2010년은 화려한 시기였다. 2009년 6m76을 뛰며 한국신기록을 세웠다. 2010년에는 6m53으로 광저우아시안게임 금메달을 목에 걸었다. 하지만 그 때를 정점으로 하락세를 타기 시작했다. 아시안게임 금메달 획득으로 더 이상 욕심이 없어졌다. 올 시즌 고질적인 오른발목 부상에 시달리고 있다. 기록도 잘 안나오기 시작했다. 올 시즌 최고 기록은 7월 일본 고베에서 열린 2011년 아시아육상선수권대회의 6m12에 불과하다.
이번 대회 목표는 자신이 가지고 있는 한국신기록을 새로 쓰는 것이다. 마음 가짐을 새롭게 한만큼 피나는 훈련에 매진해왔다. 뛰고 또 뛰었다. 평소 부족한 부분이 있으면 그것을 고치기 위해 수만번 반복해온 훈련 방식을 고수했다. 남들은 너무 고집스러운 것 아니냐며 걱정했다. 개의치 않았다. 자신의 고집으로 여기까지 왔다. 남은 기간도 자신을 믿고 맡기기로 했다. 대구 대회를 10여일 앞둔 현재는 스피드 훈련으로 마무리하고 있다. 도움닫기 구간에서 스피드가 붙어야 좀 더 멀리 뛸 수 있다. 27일 예선과 28일 결선에서 만족할만한 성적을 내기 위해서는 스피드 보완이 필요하다는 판단에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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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음을 비우기로 했다. 점프하기 전 어떻게 해야겠다는 절차를 한 번 머리 속으로 훑을 뿐이다. 메달을 따고, 기록은 내겠다는 생각을 버린다. 물론 욕심 하나는 마음 속에 남겨놓기로 했다. 자기 자신이 뛸 수 있는 최대한도로 뛰겠다는 욕심이다.
관중들의 힘도 필요하다. 정순옥은 "선수가 아무리 즐긴다고 마음 먹더라도 팬들이 지켜보기만 한다면 서로 호흡할 수 없다. 팬들도 즐겨주었으면 한다. 누구나 즐기는 응원이 선수들에게도 큰 힘이 된다. 이번 대회를 메달과 기록을 위한 싸움의 장이 아니라 재미있는 축제라고 생각하면 응원을 할 수 있을 것이다"고 했다.
이 건 기자 bbadagun@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