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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몬주익의 영웅' 황영조(41· 국민체육진흥공단 감독)가 요즘 선거 운동을 펼치고 있다. 국제 스포츠 외교 무대로 첫 발을 내딛기 위해 움직이고 있다. 국제육상경기연맹(IAAF)의 5개 분과 위원회 중 하나인 크로스컨트리위원회에 들어가기 위한 선거에 도전장을 던졌다. 총 10명을 뽑는데 30여명이 출마, 경쟁률은 3대1 정도다.
2000년 국민체육진흥공단 마라톤을 창단하면서 초대 감독을 맡았다. 2006년 도하 아시안게임에선 국가대표팀 사령탑에 올라 호된 신고식을 치렀다. 기대했던 남자 마라톤에서 금메달을 따지 못하며 황 감독에게 비난 화살이 쏟아졌다. 재기를 위해 한발 물러섰다. 그러면서도 학생들이 기다리고 있는 강단에는 계속 섰다. 2003년부터 강원대 겸임교수로 9년째 육상 얘기를 들려주고 있다. 또 모교인 고려대에서도 학생들과 만나고 있다. 2010년, 그는 육상연맹의 마라톤위원장을 맡아 지영준의 광저우아시안게임 남자마라톤 금메달을 이끌어냈다. 4년전 도하에서 당한 수모를 씻어냈다.
황 감독은 아직 총각이다. 그를 아끼는 지인들이 어울릴 것 같은 신붓감을 수도 없이 소개시켜주었다. 고향 삼척을 지키는 해녀 출신 노모(이만희씨)의 마지막 바람을 아들은 잘 풀어주지 못하고 있다. 그는 "다른 일들은 내가 노력하면 잘 됐는데 평생의 배필을 찾는게 정말 어렵다"고 말한다.
황 감독은 "10명을 뽑는데 30여명이 출마했다는 얘기를 들었다. 기존 위원들이 똑같이 출마를 했기 때문에 그 틈을 파고드는게 쉽지 않다"면서 "하지만 우리도 이제 국제육상의 행정 분야에 뛰어들어 목소리를 내야 한다. 그래야만 세계 수준과 떨어진 격차를 좁힐 수 있고, 국가의 이익도 대변할 수 있다"고 말했다. 황 감독은 크로스컨트리위원회 출마를 앞두고 아프리카 마라톤의 강국 케냐를 다녀오기도 했다.
황 감독은 현재 한국육상연맹의 마라톤경보기술위원장까지 맡고 있다. 태극전사들의 경기력을 챙겨야 하는 것은 물론이고 막판 선거운동까지 해야해 몸이 두 개라도 부족한 상황이다. 다음주부터 IAAF 집행이사와 회원국 회장들이 총회와 대구 대회에 맞춰 입국한다. 황 감독은 막강한 영향력을 행사는 집행이사와 투표권을 가진 회장들을 만나 한 표를 부탁할 예정이다. 올림픽 금메달리스트라는 화려한 커리어와 호소력 있는 언변이 황 감독의 장점이다.
노주환 기자 nogoon@sportschosun.com